정부는 4월 6일 국무회의를 열어 '2025회계연도 국가 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이번 결산은 대규모 세수결손과 재정수지 악화 흐름에서 벗어나 재정운용이 정상화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먼저 재정수지 측면을 살펴보면, 2025회계연도 통합재정수지는 총수입 637.4조 원에서 총지출 684.1조 원을 뺀 46.7조 원 적자다. 여기서 국민연금·사학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수지(57.5조 원 흑자)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104.2조 원 적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9% 수준이다. 이는 당초 예산에 잡힌 111.6조 원 적자(GDP 대비 -4.2%)보다 7.4조 원 줄어든 규모다.
세입과 세출 결산을 보면, 총세입은 597.9조 원으로 전년 대비 62.0조 원(11.6%) 증가했다. 국세수입이 기업실적 개선에 힘입어 373.9조 원으로 37.4조 원 늘었고, 법인세(22.1조 원 증가)와 소득세(13.0조 원 증가)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세외수입도 공자기금 예수금 확대 등으로 224.0조 원으로 24.6조 원 증가했다. 총세출은 591.0조 원으로 전년 대비 61.6조 원(11.6%) 늘었지만, 예산현액(604.7조 원) 대비 집행률은 97.7%로 나타났다.
총세입에서 총세출과 차년도 이월액(3.7조 원)을 뺀 세계잉여금은 3.2조 원이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828억 원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에 전액 사용되며, 특별회계 세계잉여금 3.1조 원은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1.7조 원), 우체국예금특별회계(0.6조 원) 등 각 특별회계의 자체 세입으로 처리된다.
국가채무는 중앙정부(1,268.1조 원)와 지방정부 순채무(36.4조 원)를 합산해 1,304.5조 원으로 집계됐다. GDP 대비 비율은 49.0%로, 당초 계획(49.1%)보다 0.1%p 낮아 안정적인 관리 수준을 유지했다. 중앙정부 채무 증가는 국고채(113.5조 원)와 외국환평형기금채권(16.7조 원) 발행 증가에 기인했다.
재무제표상 국가자산은 3,584.0조 원으로 전년 대비 365.6조 원(11.4%) 증가했다. 가장 큰 요인은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수익률이 역대 최고인 18.8%를 기록하면서 금융자산(주식·채권 등)이 345.5조 원 늘어난 것이다. 국민연금기금 자체로는 244.4조 원 증가했다. 국가부채는 2,771.6조 원으로 185.9조 원(7.2%) 늘었지만, 자산 증가 폭이 더 커 순자산은 전년 632.7조 원에서 179.7조 원 증가한 812.4조 원을 기록했다. 순자산은 2022년 507.6조 원, 2023년 569.9조 원, 2024년 632.7조 원에 이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정부가 이번 회계연도부터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하는 재무제표를 위해 현금흐름표를 새로 도입한 것이다. 현금흐름표는 국가의 재정활동을 운영활동·투자활동·재무활동으로 구분해 각 활동별 현금 유입과 유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재정상태표의 계정과목을 기존 102개에서 32개로 대폭 간소화하고 분량도 8쪽에서 1쪽으로 줄이는 등 국민 이해도를 높였다.
국가 부채와 국가 채무의 차이를 설명하자면, 국가채무(1,304.5조 원)는 현금주의 기준으로 갚아야 할 채권·차입금 등 확정된 빚을 말한다. 반면 국가부채(2,771.6조 원)는 발생주의 기준으로 미래에 지급할 연금충당부채(1,344.4조 원) 등 비확정 부채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특히 연금충당부채는 장기 추정치이며 실제로는 연금보험료 수입으로 우선 충당되므로 당장 갚아야 할 빚과는 성격이 다르다.
정부 주요 자산의 재산가치도 눈길을 끈다. 정부청사 중에서는 세종청사가 3조 4,325억 원으로 가장 가치가 높았고, 대전청사(2조 6,884억 원), 서울청사(1조 4,448억 원), 과천청사(9,264억 원) 순이었다. 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가 12조 2,218억 원으로 1위, 영동고속도로(8조 1,609억 원), 서해안고속도로(7조 9,950억 원)가 뒤를 이었다. 철도는 경부선(7조 7,630억 원)이 가장 높았고, 경부고속철도(6조 3,591억 원), 경의선(3조 9,769억 원) 순이었다. 무형자산으로는 법무부의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이 907억 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2025회계연도는 대규모 세수결손 및 재정수지 악화 흐름에서 벗어나 재정운용이 정상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국민연금기금의 대규모 운용수익 증가로 장기재정 안정성이 크게 향상되었고, 기금 소진에 대한 국민적 불안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결산보고서를 감사원 결산검사를 거쳐 5월 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