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 전월 대비 2.4% 상승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4일 발표한 2026년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28.5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월(125.5포인트) 대비 2.4%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 2월 소폭 반등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FAO 세계식량가격지수는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의 국제 가격 동향을 종합한 지표로, 2014~2016년 평균을 100으로 기준 삼는다.

이번 달에는 5개 품목군 모두 가격이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설탕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7.2% 오른 92.4포인트로 가장 큰 폭으로 뛰었고, 유지류가 5.1% 상승한 183.1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곡물은 1.5% 오른 110.4포인트, 유제품은 1.2% 상승한 120.9포인트, 육류는 1.0% 오른 127.7포인트를 각각 기록했다.

국제 설탕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 원유가 급등이다. 세계 최대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이 올해 수확기에 사탕수수로 만든 에탄올을 더 많이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탕 가격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중동 지역 분쟁 격화로 설탕 무역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지며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인도와 태국의 수확 상황이 양호해 세계 공급이 충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상승 폭을 일부 제한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5.1% 오르며 200포인트에 가까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팜유 가격은 2022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대두유 가격을 웃돌았다. 이는 국제 원유가 급등의 파급 효과와 말레이시아의 생산량 감소가 맞물린 결과다. 대두유는 미국의 바이오연료 수요 증가 기대에도 남미의 계절적 공급 확대 영향으로 상승 폭이 제한됐다. 해바라기유와 유채유 역시 흑해 지역의 공급 제약과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원료 수요 증가 전망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곡물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1.5% 상승했다. 국제 밀 가격은 미국 내 가뭄으로 작황 지수가 악화되고 호주에서 비료 가격 상승 우려로 파종 면적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4.3% 올랐다. 그러나 유럽의 좋은 작황과 충분한 공급량, 주요 수출국 간 경쟁이 상승 폭을 제한했다. 옥수수는 북반구 파종기를 앞두고 비료 비용 부담 우려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에탄올 수요 증가 전망에도 세계적으로 공급이 풍부해 0.9% 오르는 데 그쳤다. 쌀 가격지수는 수확기 진입, 수입 수요 둔화, 미국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3.0% 하락했다.

육류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1.0% 상승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주도했는데, 유럽연합(EU)에서 계절적 수요 증가를 앞두고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쇠고기 가격도 브라질에서 육우 공급이 줄어 수출 가능 물량이 감소하면서 상승했다. 다만 호주는 공급 여건이 양호해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했다. 양고기 가격은 뉴질랜드의 수출 증가로 하락했으나, 호주의 안정적인 가격과 주요 시장의 지속적 수요에 힘입어 하락 폭이 일부 완화됐다. 닭고기는 브라질 내 풍부한 공급과 안정된 수입 수요로 소폭 하락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1.2% 상승하며 지난해 7월 이후 지속된 하락세를 마감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탈지분유와 전지분유는 세계 수입 수요 확대와 오세아니아의 계절적 생산 감소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버터 가격은 오세아니아에서 유지방 공급 부족으로 더 뚜렷하게 올랐고, 유럽연합은 우유 생산량 개선으로 크림 공급이 안정화되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 반면 유럽연합의 치즈 가격은 생산 증가와 수출 부진으로 하락했으나, 오세아니아는 공급 부족과 강한 수요에 힘입어 강세를 유지했다.

이처럼 국제 식량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국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다. 3월 국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한 것과 달리 오히려 1.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국민들의 물가 부담이 크게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FAO는 2025/26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이 30억3550만 톤에 달해 전년 대비 5.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품목별로는 잡곡이 7.6% 늘어난 16억3320만 톤, 밀이 4.9% 증가한 8억3900만 톤, 쌀이 2.0% 늘어난 5억6330만 톤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세계 곡물 소비량은 29억4480만 톤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기말 재고량은 9억5150만 톤으로 9.2%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곡물 수급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FAO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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