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지역 전쟁으로 인한 석유화학제품 공급 차질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민관 합동 점검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은 4월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관계 부처와 9개 업종 협회가 참석한 가운데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수급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플라스틱 원료, 의료용 포장재, 반도체 공정용 가스 등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의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전쟁 초기부터 주요 기업의 공급망을 중심으로 일일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왔다.
회의에 참석한 각 부처는 현재까지 수액제 포장재, 에틸렌가스, 종량제봉투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석유화학제품은 물론, 헬륨, 브롬화수소, 황산 같은 산업용 소재의 수급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보고했다. 다만 석유화학제품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공급망이 복잡한 만큼 앞으로도 민관이 함께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부는 이미 지난주 '나프타의 수출제한 및 수급 안정을 위한 규정'을 시행했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액체 상태의 탄화수소 혼합물로,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등 각종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핵심 원료다. 이 규정은 나프타의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수출 물량을 국내로 전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플라스틱·포장재의 원료가 되는 석유화학제품 전반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와, 보건·의료 등 필수제품의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한 생산명령 등을 골자로 한 '석유화학제품 매점매석 금지 및 수급조정을 위한 규정'도 마련 중이다. 이를 통해 나프타의 안정적 확보, 국내 물량 공급 관리, 범정부 대응체계 상시 가동 등으로 보건 의료, 생활필수품, 핵심 산업에 필요한 중요 품목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장관은 “나프타는 ‘산업의 쌀’을 넘어 ‘일상생활을 떠받치는 핵심원료’”라며 “흔들림 없는 석유화학제품 공급망을 구축해 국민 생활과 산업의 혈관이 끊기지 않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중대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모든 경우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국민과 업계는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이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어려운 상황일수록 우리 국민, 기업, 정부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동체의 위기를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매점매석, 가짜뉴스 등 공동체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