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대구·경북 지역의 핵심 산업인 베어링 제조업체를 직접 찾아 수출 지원과 불법 유통 단속 방안을 논의했다. 이종욱 관세청 차장은 지난 2일 대구에 위치한 베어링 전문기업 삼익정공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한국산 베어링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방문은 외국산 베어링의 저가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제조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외시장 진출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외국산 제품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수출하는 불법 행위에 대한 대응 방안도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베어링은 기계의 회전축을 지지하고 마찰을 줄이는 핵심 부품으로, 자동차, 항공기, 산업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간담회에서 진문영 삼익정공 대표이사는 국내 베어링 제조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확대를 위해 관세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특히 수출기업들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수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종욱 차장은 "국산 베어링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원산지 인증수출자 제도 활용 방안을 컨설팅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산지 인증수출자 제도는 관세당국이 원산지증명 능력을 인증한 수출자에게 원산지증명서 발급 권한을 부여하거나, 발급 신청 시 첨부서류 제출을 간소화해 주는 제도로, 기업의 비용 절감과 수출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이 차장은 "외국산 베어링을 국산으로 둔갑해 판매·수출하는 행위는 성실한 국내 베어링 제조기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하며, "국내 유통 및 수출 단계에서 원산지표시 위반 등 불법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집중 단속을 실시해 공정한 무역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베어링 수출 실적은 2023년 8억 7,075만 달러에서 2024년 8억 7,092만 달러로 소폭 증가했으나, 2025년에는 8억 6,370만 달러로 다시 감소하는 등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이러한 수출 부진을 타개하고, 국내 베어링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