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가 4월 1일부터 플라스틱용기 납품거래를 대상으로 납품대금 연동제 직권조사에 나섰다. 이번 조사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 상승 부담을 영세한 중소 수탁기업이 일방적으로 떠안는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최근 국제유가와 합성수지 원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플라스틱용기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한계치를 넘어선 상황이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 정보에 따르면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와 에틸렌의 3월 20일 기준 톤당 가격은 각각 1171달러, 1425달러로 전월 말 대비 각각 83.0%, 109.6% 급등했다. 플라스틱용기는 제조원가의 70% 이상을 합성수지 원료가 차지하기 때문에 원가 압박이 특히 심각하다.
이번 직권조사는 대기업에 비해 가격 협상력이 낮은 수탁기업들이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공장 가동 중단 등 제조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중기부는 플라스틱용기 납품거래가 복수공급망, 과잉공급 구조, 제품 차별화 부족 등으로 연동제가 취약한 업종이라고 판단, 선제적으로 점검에 나섰다.
조사 대상은 플라스틱용기 납품 수요가 많은 3개 업종(식료품 제조업, 음료 제조업, 커피 프랜차이즈)의 매출액 상위 각 5개사, 총 15개 위탁기업이다. 조사 기간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의 수위탁거래 내역을 대상으로 한다.
주요 점검 내용은 ▲납품대금 연동제 약정 체결 및 이행 여부 ▲부당한 납품대금 결정 ▲납품대금 미지급 ▲납품대금 미연동 약정 강요 등 탈법행위 ▲납품대금 조정협의제도 미준수 등이다. 특히 쪼개기 계약, 미연동 합의 강요·유도 등 편법 행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 방식은 먼저 거래내역과 약정서 등 서면조사를 실시한 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조사 대상 기업을 선정한다. 서면조사는 4월 1일부터 시작되며, 4월 중 현장조사 기업을 선정해 5월부터 7월까지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9월 중 조사 결과 보고와 처분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중기부는 이번 직권조사 과정에서 원재료 가격 인상분 떠넘기기 등 불공정 거래 행위가 적발될 경우, 상생협력법에 따라 개선요구, 시정명령, 벌점부과 등 엄중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원재료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에 대해 추가 직권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은청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국장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부담을 영세한 중소 수탁기업이 일방적으로 떠안는 것은 공정한 시장경제에 어긋난다"며 "납품대금 연동제를 통해 대·중소기업 간 정당하게 제값받는 공정한 거래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기부는 지난해 골판지 상자 납품거래에 대해 연동제 첫 직권조사를 실시해 3개사를 행정처분한 바 있다. 이번 플라스틱용기 납품거래 조사는 이러한 후속 조치로, 앞으로도 원자재 가격 변동에 취약한 업종을 중심으로 직권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