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3월 30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발표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3월 30일부터 5월 11일까지 43일간 진행되며, 누구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이 개정안은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등 불법 금융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거래 정보 보고 기준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정금융정보법은 금융기관이 고액 현금거래나 의심스러운 거래를 금융정보분석원(KoFIU)에 보고하도록 하는 법률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최근 증가하는 가상자산 관련 범죄와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조치로 평가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불법 자금의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가상자산사업자(VASP)의 의심거래 보고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고액화폐거래' 보고만 명시됐으나, 이번에 '의심거래' 보고 기준을 구체화했다. 구체적으로 1회 거래액 1천만원을 초과하는 고액거래, 1일 내 5회 이상 빈번한 거래, 또는 여러 거래를 복합적으로 연결한 거래 등이 해당된다. 이는 가상자산을 통한 자금세탁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보고 누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신규 보고대상 금융기관을 확대 지정했다. P2P대출 중개업자는 대출 원금 1천만원을 초과하는 거래를, 선불충전식 유가증권 발행자(예: 선불식카드 발행자)는 1천만원을 초과하는 충전·환급 거래를 보고해야 한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와 전자금융업자도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보고 의무가 부과된다. 이러한 확대는 디지털 금융 시장의 성장에 맞춰 보고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함이다.
감독규정 개정안에서는 보고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기존 보고 지연이나 누락 시 최대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됐으나, 이를 최대 3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위반 횟수와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반복 위반 시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도 병행될 수 있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금융기관의 준법 의식을 높이고 신속한 보고를 유도할 계획이다.
입법예고는 정부24 포털과 금융위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되며, 의견 제출은 온라인 또는 서면으로 가능하다. 금융위는 접수된 의견을 검토해 최종 시행령을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은 FATF의 5차 상호평가(2025년 예정)를 앞두고 한국의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한층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내외에서 가상자산 관련 자금세탁 사건이 빈발함에 따라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KoFIU에 보고된 의심거래는 20만 건을 넘어섰으며, 이 중 가상자산 관련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실물 경제로의 불법 자금 유입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금융기관들은 개정안 시행에 대비해 내부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보고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는 교육과 가이드라인 제공을 통해 원활한 이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불법 금융 범죄 예방을 위한 긍정적 변화"라며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개정안의 세부 사항은 금융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입법예고 기간 내 적극적인 의견 수렴을 통해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민의 자산을 보호하고 금융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