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 내 장애인 고용 환경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법정 의무고용률 미달로 인한 부담금 납부가 일상화되며 ‘비용으로 끝내는 책임’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가운데,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기관들이 실질적 고용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교보생명, 삼성생명,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들은 2024년 한 해 동안 각각 13억1400만원, 11억8700만원, 10억600만원, 8억9400만원의 부담금을 납부한 것으로 집계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을 계기로 금융권은 단순한 법적 충족을 넘어 고용 생태계 조성을 위한 민관 협력을 본격화했다. 지난 6일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4대 금융협회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금융권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실무 중심의 협의체가 구성되며,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도 개선과 맞춤형 직무 모델 개발이 추진될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고용 한계로 지적돼 온 ‘적합 직무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 모색이 진행 중이다. 과거 사무보조 중심의 채용에서 벗어나 금융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리·지원 업무나 브랜드 콘텐츠 제작, 고객 안내 시스템 운영 등 새로운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조명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의 장애인 체육단 및 예술단 운영 사례처럼, 고용률 제고와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델도 확산될 전망이다.
이번 움직임은 보험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재정립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단기적 비용 절감을 위한 부담금 납부에서 벗어나, 포용적 금융 구조를 실현하려는 흐름은 장기적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뿐 아니라 소비자 신뢰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고용 성과와 제도적 뒷받침이 뒷받침될 경우, 다른 민간 산업 부문에도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