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변화로 고온·건조 현상이 일상화되면서 산불은 더 이상 특정 계절의 재난이 아니다. 연중 관리가 필요한 국가적 과제로 부상한 산불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529건 발생하며 총 피해 면적 14,470ha를 초래했다. 특히 산불의 66% 이상이 봄철에 집중되며, 3월 발생 비중이 가장 높다.
경북 동해안 지역은 강한 해풍, 험준한 산림 지형, 그리고 침엽수 중심의 산림 구조로 인해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빠르게 번질 위험이 크다. 이 지역 산불의 가장 큰 특징은 강풍에 의한 급격한 확산이다. 봄철 '양간지풍'으로 불리는 강한 국지풍과 해륙풍이 더해지면 산불은 능선을 따라 신속히 이동한다. 여기에 비산화 현상이 발생하면 떨어진 불씨가 새로운 화점을 만들어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이러한 환경에서 지상 인력만으로는 초기 화세를 제어하기 어렵다. 산불 대응의 성패는 신속한 항공 대응에 달려 있다. 산불 발생 초기 약 1시간이 '골든타임'으로 불리며, 이 시간 안에 화세를 억제하지 못하면 강풍과 지형 영향으로 산불이 급격히 확대된다. 따라서 산불 대응 전략은 초기 단계에 집중하는 'Initial Attack(초기 집중 대응)' 개념을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이 초기 대응의 핵심이 공중진화다. 헬기를 활용한 공중진화는 산악 지형이 많은 국내 산림에서 신속한 접근이 가능하며, 단시간에 대량의 물을 투하해 화세를 약화시킨다. 특히 여러 대의 헬기를 동시에 투입하는 'Mass Attack(집중 투입 전략)' 방식은 화선 확산 속도를 늦추고, 지상 진화 인력이 방화선을 구축할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효과적인 공중진화를 위해 전략적 물 투하 전술이 필수적이다. 화선, 화두(불꽃이 솟는 부분), 확산 예상 지역을 고려해 물을 투하하면 산불 진행 방향을 차단하고 화세를 분산시킬 수 있다. 동해안처럼 강풍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에서는 화두 전방 선제적 투하와 능선을 활용한 확산 차단 전술이 특히 중요하다.
공중 전력의 효율적 운용도 핵심이다. 대형 헬기는 대량 담수 능력으로 화세가 강한 곳에 집중 투입해 화력을 약화시키고, 중형 헬기는 기동성을 살려 화선 주변과 확산 예상 지역을 반복 진화한다. 공중 지휘를 통해 공중과 지상 진화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면 항공진화 효과는 배가된다.
최근 산불 사례가 이 체계의 필요성을 입증한다. 2022년 울진·삼척 산불은 강풍과 건조 기상으로 장기간 확산되며 대규모 피해를 남겼다. 2025년 경북 의성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단시간에 광범위하게 퍼지며 동해안까지 영향을 미쳤다. 최근 산불은 과거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고 대형화 추세를 보인다. 이는 기존 장시간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초기 강력 투입 전략으로 전환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에 동해안 산불 대응력 강화를 위해 세 가지 전략적 노력이 강조된다. 첫째, 산불 위험 시기 공중 전력을 위험 지역 인근에 전진 배치해 출동 시간을 단축한다. 둘째, 인접 지역 공중 전력을 신속 통합 운용하는 광역 항공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셋째, 대형 헬기를 중심으로 초기 단계에서 공중 전력을 집중 투입해 산불 확산을 조기 억제한다.
선제적이고 압도적인 공중진화 체계는 대형 산불을 막는 가장 현실적·효과적인 방법이다. 산림항공본부 울진산림항공관리소 안성철 소장은 "앞으로도 신속한 공중 대응과 체계적인 공중진화 전략으로 동해안 산불에 철저히 대비하며, 소중한 산림과 지역사회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 자료는 산림청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