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들린 보험 방어한 투자… 손해보험사 ‘본업 회복’에 방점

흔들린 보험 방어한 투자… 손해보험사 ‘본업 회복’에 방점
지난해 손해보험업계는 보험손익 둔화를 투자손익이 완충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졌다. 자동차보험이 적자로 전환하고 장기보험 예실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본업 수익성이 흔들렸으나, 자산운용 부문 성과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지난달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합산 순이익은 6조5755억원으로, 전년(7조4298억원) 대비 11% 감소했다. 다만 투자손익이 대부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순이익 감소 폭을 제한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은 2조203억원으로 2024년 대비 2.7% 감소했다. 보험손익이 1조5598억원으로 17.4% 줄었으나, 투자손익은 1조2133억원으로 43.5% 급증했다. DB손해보험 당기순이익은 1조5349억원으로 13.4% 줄었고, 투자손익은 1조777억원으로 전년 대비 44.9% 증가했다.
현대해상 당기순이익은 5610억원으로 45.6% 감소했다. 보험손익이 전년 대비 62% 급감했고 투자손익도 3300억원으로 6.2% 감소해 자산운용 부문 완충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메리츠화재 당기순이익은 1조6810억원으로 1.7%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1조4254억원으로 7.1% 줄었으나 투자손익은 8623억원으로 13.2% 늘었다. KB손해보험은 보험손익 감소(연결 기준 6267억원, -35.9%)에도 투자손익 개선(5284억원, +198%)이 당기순이익 하락 폭(7782억원, -7.3%)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보험 부문에서는 손해율 상승과 예실차 축소가 보험손익에 부담을 줬다. 삼성화재의 경우 2025년 장기보험 손해율은 97.2%로 전년 대비 상승했으며, 미보고발생손익(IBNR) 제도 변경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92.6%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도 장기보험 예실차 손실 확대를 실적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자동차보험은 5개사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요율 인하 누적과 원가 상승 부담이 겹치며 삼성화재(-1590억원, 2024년 960억원), KB손해보험(-1077억원, 2024년 87억원), 현대해상(-908억원, 2024년 192억원), DB손해보험(-547억원, 2024년 1709억원)이 적자로 돌아섰고, 메리츠화재(-463억원, 2024년 –109억원)의 적자 폭도 확대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손보사 보험 수익이 구조적 압박을 받는 가운데 투자 포트폴리오 효과가 순이익 방어에 기여하면서 ‘보험손익 둔화-투자손익 완충’ 구조가 한층 선명해졌다”며 “투자손익은 금리·환율 등 시장 요인에 민감한 만큼, 각 사가 올해 본업 회복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공통 전략은 ‘수익성’ 중심 전환
각 사가 제시한 2026년 경영전략의 공통 키워드는 수익성 중심의 구조 전환이다.
삼성화재는 일반보험에서 사업의 자생력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사이버 등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해 수익 기반을 확대한다. 장기보험에서는 고부가가치 상품 중심의 신계약 관리, 언더라이팅 고도화, 인공지능(AI) 기반 보상 자동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자동차보험은 보상 현장의 실행력 강화와 테크 기반 효율 혁신을 통한 흑자 구조 정착을 강조했다. 자산운용에서는 새로운 고수익 자산을 발굴하고 이자 소득 자산의 질적 개선을 통해 전사 이익 기여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사업은 전사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엔진으로 조명한다. 삼성화재는 “캐노피우스(Canopius)는 북미·유럽 지역 사업을 확장하는 등 미래 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적 베이스캠프로 활용하고, 삼성Re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존재감을 확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DB손해보험은 일반보험에서 요율체계, 인수기준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장기보험에는 신규 CSM 관리 지표를 도입하는 등 현장 변화 관리를 강화한다. 자동차보험은 고보장특약을 확대하는 등 적정 보험료 확보 정책을 지속한다. 글로벌사업 부문에서는 포테그라(Potegra) 인수를 기반으로 현지 자율성과 본사 정책의 균형을 갖춘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미국 총괄대리점(MGA) 프로그램별 수익성 검증 고도화와 안정적 재보험 구조 확보를 통해 구조적 수익 기반의 내실 성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해상은 일반보험에서 최소 연간 1100억원의 안정적 손익을 확보하고, 장기보험에서는 인수연도(UY) 기준 손해율을 개선해 중장기적으로 우량 신계약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자동차보험에서는 대당 경과보험료 증대, 우량고객 확보, 경상환자 제도개선 대응 등의 조치를 통한 손해율 개선 계획을 제시했다. 이 밖에 자산운용 핵심으로 채권 중심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내 채권 비중을 2025년 말 55.5%에서 2026년 58.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부문에서 손해율 안정화를 목표로 수익성 중심 관리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부터 고수익 신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엄격한 인수 기준을 적용해 신계약의 질을 높여 왔다”며 “신계약 물량과 시장점유율 확대 효과가 더해지면서 올해 장기보험 손해율은 상승보다는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