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본격화되며 금융권이 삶 전반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인프라로 기능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이 27일 치매 진단 시에도 자산 운용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신탁 상품을 공식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개인의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된 상황에서도 사전 설정된 방식에 따라 자금이 안정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핵심이다.

이 서비스는 치매 초기 단계부터 말기까지, 의료비·요양시설비·세금 납부 등 필수 지출 항목을 자동 처리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된다. 단순한 예금 관리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 유가증권, 현금성 자산 등을 포괄해 신탁 재산으로 설정할 수 있어, 자산 다각화와 목적별 운용이 가능하다. 특히 자금 집행 시 사전에 지정된 수취처와 용도에 한정함으로써 무단 인출이나 사기성 거래를 사전 차단하는 보안 기능도 강화됐다.
가족 간 분쟁 요인으로 빈번히 지적되는 노후 자산 관리 문제에 대한 예방적 해법도 내세웠다. 자금 사용 내역이 체계적으로 기록되고 투명하게 공유되면서, 유족 간 신뢰 훼손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가입 조건도 비교적 열려 있다. 만 19세 이상 개인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별도의 최소 금액 기준이 없어 소액 자산가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보건소에서 발급하는 인지선별검사 요약지를 활용해 절차를 간소화한 점은 고령층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의미가 있다. 정기예금 및 현금 자산의 경우 추가 운용보수를 부과하지 않아 장기적 비용 부담도 줄였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이번 출시를 계기로 금융기관이 단순 상품 제공을 넘어 삶의 질을 뒷받침하는 사회 안전망의 일부로 진화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향후 유사 모델의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금융서비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도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