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협을 막기 위해 국가 차원의 대책을 한층 강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를 포함한 관계부처는 2월 25일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6~2030)을 합동으로 수립·발표했다. 이 대책은 앞으로 5년간 항생제 내성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로드맵으로, 이전 대책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를 과도하게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로, 흔한 감염병조차 치료하기 어려워지는 심각한 공중보건 위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를 '글로벌 헬스 위기'로 규정하며 전 세계적인 대응을 촉구해 왔다. 국내에서도 병원 내 감염이나 축산 분야에서의 항생제 남용이 내성균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에 정부는 2016년 1차 대책 수립 이후 지속적으로 정책을 강화해 왔으며, 이번 3차 대책으로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는다.
제3차 대책의 핵심은 '항생제 오남용 차단'이다. 의료·축산 분야에서 항생제를 적정하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대거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병원 처방률을 낮추기 위한 의료인 교육 강화와 환자 인식 제고 캠페인을 확대한다. 또한 축산 항생제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대체 백신 개발과 사료 첨가 항생제 금지 조치를 지속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기반의 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해 실시간 내성 현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대책은 5대 전략으로 구성된다. 첫째, 국민과 의료인 대상 인식 개선을 통해 항생제의 불필요한 처방·구매를 막는다. 둘째, 감염관리 수준을 높여 항생제 사용 자체를 최소화한다. 셋째, 신약 개발과 대체 치료법 연구를 지원한다. 넷째, 국제 협력을 통해 글로벌 기준에 맞춘 대응을 한다. 다섯째,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내성 예측 기술을 개발한다. 이러한 전략 아래 구체적인 목표치가 제시됐다. 예를 들어, 인간용 항생제 처방률 25% 감소, 축산용 30% 감소 등을 달성하도록 한다.
특히 이번 대책에서는 다부처 협력이 강조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 분야 항생제 관리에 주력하며,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제약 분야를 담당한다. 환경부 등 다른 부처도 하수처리 과정에서의 항생제 잔류물 관리에 참여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앙 항생제 내성관리 위원회를 강화하고, 연간 예산을 확대 배정할 예정이다.
배경에는 최근 내성균 증가 추세가 있다. 국내 병원에서 발견되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 사례가 연평균 1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축산 폐기물에서 검출되는 내성균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차 대책(2021~2025) 기간 동안 항생제 총 사용량이 20% 줄었으나, 여전히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3차 대책으로 이를 50% 수준까지 낮추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대책 시행을 위해 법·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항생제 판매 시 전자처방전 의무화와 불법 유통 단속을 강화하며, 위반 시 과태료를 상향한다. 또한 학교와 요양원 등 취약시설에 특화된 감염관리 매뉴얼을 배포한다. 국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항생제 올바른 사용의 날' 행사와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항생제 내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평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매년 중간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필요 시 대책을 수정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항생제 내성은 단순한 의학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이다. 제3차 대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국민 건강 수명 연장과 의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는 모든 국민이 항생제의 소중함을 깨닫고 적절히 사용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