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보험학회·리스크관리학회 동계학술대회 IFRS17 4년, 보험사 리스크 관리 해법 찾다

2025 보험학회·리스크관리학회 동계학술대회 IFRS17 4년, 보험사 리스크 관리 해법 찾다

2025 보험학회·리스크관리학회 동계학술대회 IFRS17 4년, 보험사 리스크 관리 해법 찾다
IFRS17에서 보험사 리스크 관리의 과제와 대안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4년 차를 맞아 보험사의 리스크(Risk) 관리 과제를 짚고 자본 관리의 선진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보험학회와 한국리스크관리학회는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충남 천안시 계성원(교보생명연수원)에서 ‘2025년도 보험학회·리스크관리학회 동계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손해보험협회, 코리안리재보험이 후원한 이번 학술대회는 ‘IFRS17에서 보험사 리스크 관리의 과제와 대안’을 기획주제로 학계와 업계, 당국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 학계·업계 한목소리… “제도 변화 속 정교한 리스크 관리 필수”
첫날 행사는 이항석 한국보험학회장의 개회사와 최양호 한국리스크관리학회장의 환영사,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축사로 문을 열었다.
이항석 회장은 개회사에서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시행 이후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중장기적 관점에 이를 조명하고, 앞으로 보험사 리스크 관리에 대한 방향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양호 회장 역시 환영사를 통해 “IFRS17은 보험사로 하여금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분석과 실무적 고민이 논의되는 자리인 만큼, 보험산업이 직면한 과제에 대해 보다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대규 사장도 “최근 강화된 규제로 보험사의 재무건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학술대회를 통해 좋은 회계제도 및 효율적 리스크 관리 방안이 논의돼 현실적인 개선 방안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 자본관리, ‘양’에서 ‘질’로… 기본자본 중심 개편 시급
첫 번째 주제발표는 노건엽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장이 맡았다. 그는 ‘보험사 자본관리 패러다임의 변화와 대응방안’을 주제로 “K-ICS 도입 이후 표면적인 지급여력비율 관리에서 벗어나, 이제는 ‘기본자본’ 중심의 실질적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리 하락세와 금융당국의 할인율 현실화 방안 등으로 보험사의 가용자본(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감소하는 한편, 보장성 보험 판매 경쟁 심화로 요구자본(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은 증가하는 구조적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는 “2027년부터 도입 예정인 ‘킥스비율 50% 이상’ 규제는 자본관리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후순위채 등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이익잉여금 확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노 실장은 구체적인 대응 방안으로 ▲이익잉여금 확대 및 유상증자 ▲Step-up 없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파생상품(국채선물, 이자율 스왑)을 활용한 듀레이션 갭 관리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영국 아이바 사례를 언급하며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민감도가 낮은 연금상품 등으로 부채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내부모형 승인을 통해 요구자본을 정교하게 산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경기 침체, 해약 위험 커져… “거시경제 연동 모델 필요”
이해강 고려대학교 교수는 ‘해약률과 위험률 관리’ 발표를 통해 거시경제 변수와 보험 해지율 간의 상관관계를 실증적으로 제시했다.
이 교수는 “보험업계는 통상 해지율을 예측할 때 거시경제적 충격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분석 결과, 실업률이 상승하고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 보험 해지율이 증가하는 경기역행적(Counter-cyclical) 특성이 확인됐으며, 주택가격이 1단위 하락할 경우 해지율은 약 0.5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대형 생명보험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특히 저소득층, 소수인종 거주 지역, 건강 위험이 높은 흡연자 및 젊은 층에서 경기 침체 시 해지율 민감도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총체적 해지 위험(Aggregate lapse risk)’을 무시하고 상품을 평가할 경우, 보험료가 과대계상 되거나 특정 취약계층에게 더 높은 마진을 부과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대안으로 헬스케어 프로그램과 같은 ‘건강 연계 서비스’를 통한 계약 유지율 제고 전략을 제시했으며, 금연 프로그램 도입 시 수백억원대의 순이익 효과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 산불 등 거대재해 대응… ILS 도입 필요성 제기
권승수 코리안리재보험 상무는 ‘국내 보험연계증권(Insurance Linked Securities, ILS) 시장 조성을 통한 보험 자본관리 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기후 위기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 피해 규모가 급증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재보험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 격차(Risk Gap)’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보험위험을 자본시장으로 전가하는 ILS의 활성화를 제시했다.
ILS는 보험사가 인수한 거대 자연재해 위험을 채권 형태로 증권화해 자본시장 투자자에게 전가하는 금융기법이다. 투자자는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국채 금리에 보험료 수익을 더한 높은 수익률을 얻지만, 약정된 재해가 발생하면 원금 손실을 감수하는 구조다.
권 상무는 “최근 동해안 산불 등 국내에서도 거대 산불 피해가 빈번해지고 있지만, 민간 보험사의 자본력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한국형 산불연계증권(Wildfire CAT Bond)’ 발행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정부가 스폰서가 돼 산불 위험을 담보하는 증권을 발행하고, 기관 투자자들이 이에 투자하는 민관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 상무는 “현재 국내에는 ILS 발행을 위한 특수목적기구(SPV) 설립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어 보험업법과 자본시장법 사이에서 혼란이 있다”며 “SPV 설립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 등 정책적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37편 논문 발표… 미래 성장 동력 모색
이어 이원돈 대구대학교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는 천승환 생명보험협회 상무, 김지훈 손해보험협회 상무, 박정현 금융감독원 팀장, 하홍준 고려대학교 교수, 전용범 한국보험계리사회 회장이 패널로 참석해 보험산업의 과제와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논의를 펼쳤다.
이번 학술대회는 주제발표 외에도 보험경제, 보험경영, 보험계리, 리스크 관리 및 제도, 리스크 관리, 연금 등 6개 세션에서 총 37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보험경제 세션에서는 ‘예방은 시장보험을 대체하는가’(홍지민), ‘대리운전 활성화와 음주운전 사고와의 상관관계’(박호진) 등의 논문이 발표됐으며, 보험경영 세션에서는 ‘Agentic AI 기반 손해율 조기경보’(김태진 외), ‘사후자산 연계 보증신탁을 활용한 장기요양비 지급 구조’(이연재) 등이 소개됐다.
또한 보험계리 세션에서는 보험·금융 리스크 관리, 생성형 AI와 보험 규제, 기후·탄소 규제 리스크 등 최근 보험산업과 정책 환경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주제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됐으며, 보험연구원·금융감독원·학계·연구기관 실무자들이 발표와 토론에 참여했다.
연금 세션에서는 인플레이션 환경에서의 최적 연금화, 위험 인식과 보험·연금 선택, 특수직역연금 가입자의 사적연금 수요 등 고령화와 연금제도 개선을 둘러싼 핵심 연구들이 발표되며, 최근 보험산업과 정책 환경에서 중요성이 커진 주제들이 폭넓게 다뤄졌다.
양일간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에는 보험업계 임직원, 학계 교수 및 연구원, 정책 당국자 등이 참석해 회계·규제 환경 변화 속에서 보험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