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새로운 리스크, 새로운 규제 ①] 싱크홀·전동킥보드·온열질...

기후 변화와 도시 환경의 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위험들이 보험 시장을 급변시키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과 한파, 도심 내 지반침하,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등 새로운 위험 요소들이 일상 속으로 깊숙이 침투하며 보험 상품의 범주를 재정립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시민안전보험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기존의 자연재해와 교통사고 중심에서 벗어나 생활 밀착형 안전망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지반침하 사고를 시민안전보험 보장 항목에 포함시켰다. 도심 내 노후 인프라로 인한 지반침하 사고를 사회재난과는 별개의 구조적 위험으로 정의하며, 사망이나 후유장해 발생 시 최대 2500만원까지 보장한다. 서울시는 2020년부터 시민안전보험을 통해 지난해까지 총 598건, 46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대중교통 이용 중 사고와 스쿨존 교통사고 등 일상 사고 보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오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온열·한랭질환도 주요 신규 보장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기후보험을 도입한 이래 폭염과 한파로 인한 건강 피해를 보장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전주시, 울산 북구 등도 시민안전보험에 열사병과 저체온증 진단비 및 입원비 항목을 추가했다. 경기도의 경우 한랭질환에 따른 기후보험금 지급 건수가 지난해 12월 10건에서 올해 1월 기준 69건으로 급증했다. 빙판길 낙상 등으로 4주 이상 상해 진단을 받은 경우 지급되는 사고위로금도 같은 기간 48건에서 89건으로 늘었다.

개인형 이동장치의 확산도 시민안전보험 확대의 주요 배경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 고양시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전동킥보드 사고가 새로운 생활 위험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보장을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인천시는 시민안전보험에 전동킥보드 사고 보장을 신설해 사망 시 1000만원, 후유장해 발생 시 최대 1000만원을 지급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인천 지역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는 2022년 74건, 2023년 71건, 2024년 75건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보장 대상 역시 일반 시민을 넘어 특정 위험군을 겨냥한 정책 맞춤형 보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강원 속초시는 강원도 최초로 발달장애인 배상책임보험을 전면 도입했다. 속초시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지적·자폐성 발달장애인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별도 신청 없이 일괄 가입 방식으로 운영된다. 경기도는 취약계층 보장항목을 임산부까지 확대해 한랭·온열질환 입원비와 기후특보일 2주 이상 상해진단비를 지원하고 있다.

시민안전보험의 확대가 전국적으로 균등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민안전보험은 지자체가 보험료를 전액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재정 자립도에 따라 보장 수준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서울과 경기도는 싱크홀, 기후질환,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일상 상해 의료비 등 다양한 항목을 포괄하는 반면, 재정 여력이 부족한 일부 지자체는 핵심 항목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같은 경기도 내에서도 시·군별로 보장 항목 수와 한도 차이가 나타난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 간 보장 편차를 줄이기 위해 시민안전보험 운영 지침을 마련하고, 자연재해·폭발·화재·붕괴 등 필수 가입 항목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실제 가입 여부와 보장 수준은 여전히 지자체 예산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국회에서도 시민안전보험 제도 개선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시민안전보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정보 접근성 개선과 제도 구조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달 26일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보험 청구 절차 간소화를 위해 시민안전보험·공제 가입정보 및 청구 안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정보 연계와 표준화를 통해 보험금 청구 기간을 최대 50%까지 단축해, 있지만 쓰기 어려운 제도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안전망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취지다. 기후위기와 인구 구조의 전환이 가져온 새로운 위험 시대, 시민안전보험은 더 이상 시혜적 복지가 아닌 필수 사회 기반 안전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험을 매개로 한 공공 안전 체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그리고 지역 간 격차를 어떻게 줄이며 제도를 실효성 있게 작동시킬 것인지가 새로운 리스크와 새로운 규

출처: 한국보험신문 ✓ 협약 승인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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