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판 위 마케팅 전쟁” 금융권, 올림픽 특수 잡기 ‘총력’

“빙판 위 마케팅 전쟁” 금융권, 올림픽 특수 잡기 ‘총력’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전 세계의 이목이 이탈리아로 쏠리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에서는 빙판 위 승부 못지않은 뜨거운 ‘장외 마케팅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 올림픽 마케팅이 단순한 로고 노출이나 일회성 격려금 전달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올림픽이라는 글로벌 이벤트를 마케팅 강화의 기회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이색 금융상품을 출시하는 것을 넘어, 동계 종목 및 선수단 후원을 통해 진정성 있는 행보에 나서며 올림픽 특수를 잡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우리금융, ‘팀코리아’ 파트너십으로 실리 챙겨
이번 올림픽 마케팅 대전의 포문은 우리금융그룹이 열었다. 우리금융은 지난 14일 대한체육회와 ‘공식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며 선제적 움직임에 나섰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이번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28 LA 하계올림픽까지 국가대표 선수단 ‘팀코리아(Team Korea)’를 공식 후원하게 된다.
이번 협약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우리금융은 대한체육회 휘장과 팀코리아 엠블럼을 마케팅에 독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는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아울러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기 종목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비인기 종목과 주니어 유망주를 지원하는 ‘우리 드림 브릿지’ 사업을 병행하며 ‘지속 가능한 스포츠 생태계 조성’이라는 명분까지 챙겼다는 평가다.
공식 파트너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우리은행은 즉각적인 행동에 나섰다. 지난 16일 출시된 ‘우리 Team Korea 적금’은 국가대표 선수단의 성적과 고객의 응원 열기를 금리 혜택으로 직결시킨 것이 특징이다. 월 최대 30만원까지 납입 가능한 12개월 만기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기본 금리는 연 2.5%지만 우리 선수단의 메달 획득 등 우대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7.5%라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KB·신한·하나, 진정성 담은 ‘종목 후원’의 미학
우리금융이 국가대표 전체를 품으며 전면전을 선포했다면, 경쟁 금융그룹들은 오랜 기간 공들여온 ‘종목별 후원’을 통해 진정성과 전문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택했다.
KB금융그룹은 동계 스포츠의 꽃인 빙상 종목의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한다. 메달권 진입이 유력한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며 브랜드에 ‘성공 스토리’를 입히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설상 종목의 개척자’ 이미지를 굳혔다. 2015년부터 대한스키협회와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으며, 선수단에 격려금을 전달하며 사기를 북돋우는 등 세심한 관리로 선수들과 깊은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비인기 종목’과 ‘장애인 스포츠’에 방점을 찍으며 차별화를 꾀했다. 2012년부터 루지 국가대표팀을 후원하며 썰매 불모지였던 한국 루지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또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후원을 시작으로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올림픽은 경기가 끝났을 때 승패가 갈리지만, 금융권의 마케팅 전쟁은 대회가 끝난 후 비로소 성패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고객 유치가 목표지만, 궁극적으로는 올림픽이 주는 도전과 열정의 이미지를 브랜드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이시키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돈을 지원하는 스폰서십을 넘어, 선수들의 땀방울에 담긴 서사를 고객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최근 스포츠 마케팅의 핵심”이라며 “차별화된 콘텐츠와 진정성 있는 응원 캠페인이 올림픽 특수를 잡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