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우대 ‘90% 시대’… 달러 유출 경쟁 되나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권의 환율우대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대 90% 환율우대가 일반화되는 가운데, 은행별로는 단순한 우대율 경쟁을 넘어 외화 자금의 이동 방향까지 고려한 우대 구조 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은행권에서 말하는 환전수수료는 ‘매매기준율’과 ‘현찰 살 때 환율’의 차액, 즉 외화현찰매매 스프레드다. 예컨대 매매기준율이 1070원, 현찰 살 때 환율이 1088.73원일 경우 차액 18.73원이 환전수수료가 되며, 50% 환율우대 적용 시 실제 적용환율은 1079.37원으로 낮아진다. 최근 은행들은 이 스프레드의 대부분을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연합회 환전수수료율 비교공시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외화현찰 매매 스프레드는 대부분 1.75%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그러나 기본우대율과 최대우대율은 은행·채널·이용 조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며, 특히 모바일 앱이나 인터넷 환전을 이용할 경우 최대 90%까지 우대가 적용되는 사례가 다수다.
우리은행은 ‘환전주머니’를 통한 환전 시 주요 통화에 대해 최대 50% 환율우대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알뜰 해외송금’과 ‘우리 퀵 글로벌 송금’을 이용할 경우에도 주요 통화 기준 최대 50% 환율우대를 적용한다. 단순 현찰 환전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송금 거래까지 환율우대 범위를 확장한 점이 특징이다.
외화예금에서도 우대 혜택을 강화했다. 달러 외화적립예금의 경우 기본 환율우대 50%에 더해, 올해 말까지 최대 80% 환율우대를 제공한다. 다만 우리WON뱅킹을 통한 비대면 환전 시에는 최대 90% 환율우대를 적용해 모바일 채널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역시 기본 50% 우대를 제공하되, 올원뱅크 앱 이용 시 최대 90%까지 우대폭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환전 금액, 최근 환전 실적, SNS 추천 여부 등에 따라 추가 우대를 적용하고 있으며, SOL뱅크 환전 시 통화별로 우대율을 차등 적용한다. 하나은행은 로그인 시 90%, 비로그인 환전 시 80% 우대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기본·최대 우대율 모두 90%지만, 비로그인 환전이나 해외여행자보험 가입 시에는 우대율이 일부 축소된다.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의 경우 구조는 더 복잡하다. iM뱅크(구 대구은행)는 외화E-지갑, 외화기프티콘, 외화배송서비스 등 세부 상품별로 90% 우대를 제공하지만, 시간대·재환전 여부·한도 조건에 따라 우대율이 크게 달라진다. BNK경남은행과 BNK부산은행 역시 모바일 환전, 로그인 여부, 수령 영업점에 따라 우대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환율에 대한 경고 신호가 이어지는 국면에서는 달러로 추가 환전하기보다, 이미 보유한 달러를 원화로 전환하는 분들을 우대하는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과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시중은행들도 환율우대 구조를 중심으로 보다 발 빠른 전략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