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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GA, 같은 출발 다른 길

핀테크 GA, 같은 출발 다른 길

핀테크 GA, 같은 출발 다른 길

핀테크 기반 법인보험대리점(GA)들이 서로 다른 전략으로 보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쪽은 대면 조직 확장을 통해 전통 GA 모델을 강화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데이터와 비대면 상담을 무기로 새로운 GA 모델을 실험 중이다. GA 전략이 다변화되는 가운데, 최근 잇따른 사고와 규제 논의는 이들 전략의 지속 가능성을 다시 묻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토스인슈어런스와 뱅크샐러드금융서비스다. 두 회사는 모두 핀테크 기업을 모회사로 둔 GA지만, 보험 영업을 바라보는 접근 방식은 뚜렷하게 엇갈린다.

토스인슈어런스는 한때 비대면 보험 영업을 전면에 내세웠으나, 이후 전략을 수정해 대면 중심 GA 모델로 방향을 틀었다. 2022년 대면 전환 이후 설계사 조직을 빠르게 확대하며 현재는 2000명을 훌쩍 넘긴 대형 GA로 자리 잡았다.

이 전략의 핵심은 설계사 조직력과 관리 체계의 일원화다. 상담·설명·계약 체결 전 과정을 설계사가 직접 담당하되, 내부 시스템과 기술을 통해 영업 효율과 관리 수준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실제로 토스인슈어런스는 지난해 12월 설계사의 상담·언더라이팅·상품 추천을 지원하는 AI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며 대면 영업을 기술로 보완하는 구조를 강화했다.

보험 특유의 복잡한 약관 설명과 장기적인 고객 관계 관리는 설계사가 담당하고, 상품 비교와 인수 가능성 검토, 상담 자료 정리 등은 디지털 시스템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전통적인 대면 GA 모델을 유지하면서도 데이터와 AI를 통해 생산성과 통제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보험은 여전히 대면 설명의 힘이 크지만, 그 대면을 AI로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뱅크샐러드금융서비스는 정반대 길을 간다. 마이데이터 기반으로 축적된 고객 정보를 활용해 비대면 상담과 온라인 전환율을 극대화하는 GA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설계사에게 월 100건 이상의 고객 DB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전략의 연장선이다. 보험 진단 서비스를 이미 이용한 고객을 중심으로 비대면 상담을 진행하면 설계사 개인의 영업력보다 데이터 기반 매칭과 표준화된 상담 구조가 성과를 좌우하게 된다. 이는 전통적인 ‘사람 중심 GA’가 아니라 플랫폼 중심 GA에 가까운 접근이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보험산업은 여전히 많은 다른 산업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토스, 뱅크샐러드, 쇼엠, 우리금융 등 다양한 핀테크·금융그룹이 GA와 보험 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러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새로운 기업들이 진입해 자리를 잡기에는 감독 방식과 제도 환경이 지나치게 과거형이라는 점이다.

디지털 보험사들의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캐롯손보, 교보라이프플래닛 등은 데이터 기반 상품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의 반응을 얻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신생 기업임에도 대형 보험사와 동일한 K-ICS 비율 요건을 적용받는 구조 속에서 지속적인 자본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그 결과 캐롯손보는 지속적 적자와 자본 부담 등 복합 요인 속에서 한화손보에 흡수합병되는 수순을 밟았다. 혁신의 성과와 무관하게 제도가 신생 기업의 생존을 허용하지 않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GA 업계 역시 다르지 않다. 감독 논의는 수수료 체계 재편, 판매전문회사 도입 등 제도 개선을 향해 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현금 인센티브 중심의 영업 경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설계사 빼가기, 환승 계약, 단기 실적 중심의 영업 압박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이를 더욱 노골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GA 업계에서 불거진 사기 연루 및 유사수신 사건, 일부 GA가 손해보험사를 상대로 3차년도 인센티브를 요구하는 행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일탈이라기보다 이익 우선주의 전략이 여전히 업계에서 통용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장면에 가깝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판매 책임 강화, 수수료 투명화, GA 제도 개편 논의와는 정면으로 어긋나는 흐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GA 경쟁은 누가 더 공격적으로 영업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한 전략을 감당할 수 있는 관리와 책임 구조를 갖췄느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며 “판매 책임이 명확히 작동하는 구조를 얼마나 빨리 정착시키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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