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경기도가 손을 잡고 전국 최대 규모의 노동 현장을 책임질 지방감독 체계를 구축한다.
정부의 근로감독 권한 일부를 지방정부에 위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이 22일 오후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체결됐다. 이번 협약은 오는 12월 8일 시행되는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에 대비해 중앙과 지방이 본격적으로 협력하는 첫 사례다. 특히 민선9기 경기도정 출범 이후 노동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진 협력이어서 의미가 크다.
협약식에는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과 경기도 추미애 지사가 직접 참석해 서명했으며, 김주영 국회의원은 영상 축사를 통해 지지를 보냈다. 이후 전문가와 현장 노동감독관, 마을노무사, 노동안전지킴이 등이 참여한 간담회가 이어져 제도 안착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사업장과 노동자가 가장 많이 밀집한 지역이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산업재해 위험이 큰 업종과 영세사업장이 특히 많아 예방 중심의 감독 수요가 크다. 이번 협약은 이러한 지역 특성을 반영해 경기도가 자체적으로 노동감독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는 노동감독권을 위임받기 위한 전담 조직과 인력을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지역 산업 특성에 맞춘 자율 예방 중심의 노동행정 계획을 수립·시행한다. 경기도는 이미 노동감독관 170명 채용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법령과 지침의 제·개정, 감독관 교육·훈련, 예산과 전산 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 현장 지도 등 실무 전반을 지원한다.
또한 양 기관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중앙-지방 합동점검과 영세사업주를 위한 컨설팅 지원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협약서에는 경기도를 모범적인 '노동청정지역'으로 조성한다는 목표가 명시됐다.
김영훈 장관은 협약식에서 "노동행정의 답은 항상 현장에 있고, 경기도는 현장 경험을 탄탄히 쌓아온 지방정부"라며 "경기도의 선제적 결단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동부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지사는 "30인 미만 영세사업장과 취약 현장을 우선 살피고, 노동권 침해를 예방해 민선 9기의 공정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영 의원은 영상 축사를 통해 "경기도를 시작으로 지방감독이 일하는 모든 사람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도록 국회도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협약은 지방정부가 직접 나서서 노동 현장을 촘촘히 관리하는 '지방감독 시대'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경기도의 사례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전국적인 노동행정 체계 변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