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극한호우가 잦아지면서 문화유산의 침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손을 잡고 경북 안동에 위치한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에 침수계측장비를 시범 설치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두 연구 기관이 지난해 구축한 재난관리 협력 체계의 첫 구체적 성과다.
최근 기후 변동성 심화로 단시간에 많은 비를 내리는 극한호우 발생 빈도가 늘면서, 목조 건축물이 밀집한 하회마을과 같은 전통 문화유산의 침수 피해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두 기관은 실시간으로 침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피해를 정량화할 수 있는 과학적 방안을 논의해 왔다. 그 결과물이 이번에 도입되는 침수계측장비다.
이 장비는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침수예측 연구팀이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한 것이다. 기존 시중에 판매되는 상용 제품과 달리 제작 및 설치 비용이 훨씬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뛰어나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연구원은 이 장비를 통해 하회마을의 침수 위험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필요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시범 설치는 연구형 책임운영기관 간 협업의 모범 사례”라며 “앞으로도 기후 위기 속에서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첨단 계측 기술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측도 “문화유산의 특성에 맞는 재난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며 “이번 시범 사업을 통해 더 체계적인 보호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이번 시범 설치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문화유산으로 장비 보급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하회마을의 데이터를 분석한 뒤 다른 전통 마을이나 사찰, 성곽 등 다양한 문화유산에 적용할 수 있는 맞춤형 계측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촘촘한 재난 안전망을 구축하고 문화유산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하회마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중요한 문화유산이자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이번 계측장비 설치가 문화유산 보호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방문객의 안전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장비 운용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침수 예측 모델을 고도화하고, 관련 기술을 다른 재해 예방 분야로 확장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편 정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문화유산 분야의 재난 관리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그 일환으로, 향후 유사한 위험에 처한 국내외 문화유산 보호에 중요한 모델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