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전용도로 '급감속' 사고…법원 "앞차 책임 60%" 판단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앞차가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자기 속도를 줄였다가 뒷차와 충돌한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앞차의 과실 비중을 더 크게 봤다. 통상적인 추돌사고와 달리 '급제동 금지 의무'를 위반한 선행차량의 책임이 더 무겁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2025나52125)에 따르면, 원고 차량은 경기 광명시 소하동 편도 4차로 자동차전용도로 3차로를 달리던 중 전방에 특별한 장애물이나 위험 상황이 없었는데도 갑자기 속도를 줄였다. 뒤따르던 피고 차량은 이를 늦게 발견하고 급제동했지만 결국 앞차를 들이받았다. 원고 보험사는 자기차량손해 담보로 수리비 70만5500원(자기부담금 20만원 제외)을 지급한 뒤 피고 측 보험사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양측의 과실 비율을 원고 60%, 피고 40%로 확정했다. 1심도 같은 판단을 내렸고, 원고 측이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법원이 주목한 핵심은 선행차량의 '정당한 사유 없는 급감속'이었다. 도로교통법 제19조 제3항은 운전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급제동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원고 차량의 감속은 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흥미로운 점은 피고 차량이 상당한 수준의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전방주시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이 추가로 인정됐다는 사실이다. 즉 후행차량의 과실은 '안전거리 미확보' 때문이 아니라 '발견 지연'이라는 주시 태만에 국한됐다. 일반적으로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단순 추돌사고가 발생하면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은 후행차량에 과실이 크게 돌아가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후행차량이 안전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선행차량의 예측 불가능한 급감속이 개입하면서 기존 과실 기준이 재조정된 사례다.
이번 판결은 추돌사고 처리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뒷차가 무조건 잘못'이라는 통념이 절대적 기준이 아님을 보여준 것이다. 후행차량이 구상금 분쟁에서 방어하려면 단순히 "앞차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선행차량의 감속에 신호·전방 장애물·선선행차량 급정지 등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를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반대로 앞차 입장에서는 급감속이 불가피했다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자동차전용도로 같은 고속 주행 환경에서 오히려 주된 과실자로 평가될 위험이 크다.
결국 이번 사건은 추돌사고 과실 비율이 '누가 앞서 갔는가'보다 '어느 쪽의 주의의무 위반이 사고 발생에 더 결정적으로 기여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재확인해준 판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