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간 우리 농업과 식품 산업에 생명공학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그린바이오' 산업이 국가 차원에서 집중 육성된다. 정부는 2031년까지 시장 규모를 10조원으로 키우고, 매출 100억원 이상의 선도 기업 300개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월 20일 경기 수원시 CJ 블로썸파크에서 '제1차 그린바이오산업 육성 기본계획(2027~2031)'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생명공학기술을 농업·식품 분야에 적용해 기능성 식품, 화장품, 의약품, 신품종 종자, 신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최초의 중장기 법정 계획이다.
이날 행사를 주재한 농식품부 김종구 차관은 "그린바이오산업은 우리 농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끌 미래이자 대한민국 바이오경제를 이끌 신성장동력"이라며 "유망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지역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농업인과 기업이 함께 윈-윈하는 상생 모델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31년까지 ▲시장 규모 10조원 달성(2024년 6조원) ▲매출 100억원 이상 선도 기업 300개 육성(2026년 76개) ▲글로벌 기술 수준 90% 돌파(2025년 85%)를 목표로 4대 성장전략(RISE)을 제시했다.
■ 지역 기반 산업화 생태계 조성(Regional)
전국 7개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를 중심으로 특화 클러스터를 고도화한다. 지난해 12월 선정된 육성지구는 강원, 경기,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7곳이다. 지역별로 특성에 맞춰 6대 분야(종자, 미생물, 곤충, 천연물, 식품소재, 동물용의약품)를 연계·집적화한다. 예를 들어 전북은 미생물(정읍·순창), 경북은 동물용의약품(포항)과 헴프 기반 의약소재(안동)를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공공 인프라도 대폭 확대된다. 연구개발부터 제품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7개소, 첨단분석시스템 2식, 소재 산업화시설 4개소 등이 구축된다. 포항에는 AI·로봇 기반의 첨단분석시스템을 설치해 동물용의약품 후보물질 발굴과 소재 분석을 지원한다.
또한 기업과 농가 간 계약재배를 확대해 지역 특화자원을 대량 공급하는 상생 모델을 확산한다. 화장품 소재로 활용되는 전북 남원의 '병풀'과 수면·진정 효과가 있는 전남 함평의 '흑하랑 상추'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은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고, 농업인은 새로운 소득원을 확보할 수 있다.
■ 유망기업 스케일업 및 시장창출 지원(Innovative/Industrial)
자금이 부족한 유망 벤처·중소기업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주기 사업화를 패키지로 지원한다. 정부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한 그린바이오 펀드 규모를 2026년 1,429억원에서 2031년 2,429억원으로 1,000억원 확충하고, 정책금융 융자·보증 프로그램을 연계한다.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는 입주 공간과 장비를 제공하고, 제품 상용화 지원사업을 통해 시제품 제작부터 상용화까지 전 단계에서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실제로 한 기업은 제품 상용화 지원사업을 통해 부산물 업사이클링 원료화 기술과 식물 연화기술을 개발해 화장품 소재 산업화에 성공했으며, 지원 이후 매출이 33억원(2024년)에서 199억원(2025년)으로 증가하고 시리즈B 투자 150억원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K-푸드와 K-뷰티 산업의 성장세를 활용해 화장품·식품 기업과 그린바이오 소재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과 수요-공급 매칭을 활성화하고, 해외 인증 취득, 현지화 컨설팅, 해외 박람회 참가, 바이어 상담회 등을 연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 데이터·AI 기반 기술혁신(Smart)
'그린바이오 AX(AI Transformation) 플랫폼'을 구축해 기술 혁신을 가속화한다. 농업생명자원의 특성, 유전체, 기능성,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생태계) 등 분산된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표준화해 한 곳에서 검색·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소재 발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통합 플랫폼에서는 정책·사업 정보, 산업·기술·연구 동향, 지역별 인프라 정보도 함께 제공된다. 아울러 기초연구 중심에서 벗어나 현장 수요를 반영한 '소재화-제품화-시장 진출'이 직접 연결되는 산업화 연계형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강화한다. 대표적인 R&D 과제로는 '첨단바이오기반 수요연계 그린바이오소재 산업화 기술개발', '반려동물 난치성 질환 극복 기술개발', '농업생명자원기반 국가필수의약품 원료공급망 기술개발(2026~2030)' 등이 있다.
■ 현장 중심 산업기반 및 추진체계 고도화(Enabling/Enhancing)
전문인력 양성과 규제개혁, 현장 중심의 통계기반 등 산업 발전을 뒷받침할 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한다. 현재 1개 대학(경상국립대)에서 20명을 지원하는 그린바이오 계약학과를 2031년까지 5개 대학, 100명 수준으로 확대한다. 천연물·식품소재를 시작으로 종자, 미생물, 바이오사료, 디지털육종, 동물용의약품 등 미래 성장 분야의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혁신도 지속 추진한다. 온라인 제안창구인 '그린바이오 톡'과 그린바이오산업 발전협의회 등을 적극 가동해 현장 애로를 상시 발굴하고, 규제자유특구 및 샌드박스 등을 활용해 신기술과 신제품의 시장 진입을 지원한다.
또한 산업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그린바이오산업 국가승인 통계를 마련(2028년 예정)하고, 중앙-지방-산·학·연이 참여하는 정책 협의체를 내실화해 정책 실행력을 높일 방침이다.
김종구 차관은 "이번 제1차 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유망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지역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농업인과 기업이 함께 윈-윈하는 상생 모델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