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월 4일부터 시작한 '토착비리 특별단속'의 중간 성과를 20일 발표했다. 지난 4개월간 총 554건, 1,450명을 수사해 이 중 535명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혐의가 무거운 20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주요 단속 사례를 보면, 광역의원이 예산 편성과 납품업체 선정 대가로 계약 금액 중 약 4억 5천만 원을 사례비로 받은 혐의로 15명이 검거됐고, 이 중 3명이 구속됐다. 또 공공기관 지역본부 협력업체 직원 2명은 25억 원 상당의 물품을 허위 발주한 뒤 이를 판매해 16억 7천만 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권한을 남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기초의회 의장 등은 구의회 별정직 및 임기제 공무원 채용 대가로 수천만 원 상당의 현금과 금목걸이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학교법인 사무국장과 상임이사 등은 기간제 교사와 행정 교직원 채용을 미끼로 수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검거됐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사례로는 기초자치단체 공무원이 법정 이율을 초과해 돈을 빌려주고, 시스템을 이용해 채무자와 가족들의 체납 이력을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다. 부당 계약 사례로는 전직 기초자치단체 공무원이 차명으로 업체를 설립한 뒤 총 26억 원 상당(79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해 이익을 취한 혐의로 검거됐다.
경찰은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와 토호세력 간 장기간 유착에 기반한 부패 고리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보다 강도 높고 체계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7월 20일부터 '토착비리 특별단속'을 확대 추진한다.
먼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지역 유착비리 대응 TF'를 신설해 토착비리 관련 정책 기획과 수사 지휘를 전담하도록 했다. 기존 시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외에 광역범죄수사대도 전담 수사 체계에 편입했다. 경찰청 수사국장이 주관하는 '토착비리 근절 추진 점검 회의'를 최소 월 1회 정기 개최해 전국 단속 실적과 제도개선 통보 등 정책 환류를 직접 점검할 방침이다.
단속 유형도 확대된다. 장기간 유착을 바탕으로 사실상의 이익 제공을 위해 위법 행위를 방치하거나 묵인하는 '불법방임' 유형을 중점 단속 대상에 추가했다. 이는 능동적 범행뿐 아니라 소극행정이나 관행을 구실로 불법행위를 알면서도 모른 체하는 행위도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공직사회에 경고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관계부처와의 정책적 협업을 바탕으로 단속·수사, 홍보·예방, 제도개선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부패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집중수사 과제'를 발굴했다. 1호 집중수사 과제로는 지방의원·공무원 등 공직자가 연루된 '수의계약 관련 불법 행위'를 지정했다. 이 과제에 해당하는 사건은 경찰청에서 전 건을 관리하며, 정책·시기별 검거 성과 홍보와 관계부처에 대한 제도개선 사항 공유 등을 통해 정책 효과와 국민 체감도를 높일 계획이다.
국가수사본부장 홍석기는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전개해 지방행정의 청렴 기반을 공고히 하고, 지역 밀착형 부패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단속을 반부패 유관기관 간 협업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 국가의 부패비리 대응 체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고, 정부의 정책 효과와 국민 체감도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토착비리 근절을 위해서는 경찰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제보가 중요하다"며 관련 불법행위를 알게 된 경우 경찰이나 공익신고 기관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신고·제보자에 대해서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등에 따라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검거보상금을 적극 지급할 예정이다. 내부고발자의 경우 형이 감경되거나 면제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