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공무원이 초과근무를 하면 하루 최대 4시간까지만 인정되던 제한이 사라진다. 실제 근무한 시간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및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 4월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꼭 필요한 초과근무는 일한 만큼 그 시간을 인정하고, 불필요한 형식적 초과근무 관행은 바로 잡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인사처와 행안부는 현장 공무원과 공무원 노조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의 가장 큰 변화는 초과근무 시간 상한 기준 개선이다. 기존에는 업무가 집중되는 시기에 하루 4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더라도 4시간까지만 시간외근무로 인정됐다. 앞으로는 1일 4시간 상한을 폐지해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월 57시간 상한 시간은 종전대로 유지해 공무원의 휴식권을 보장하고 근무 시간 총량을 합리적 범위에서 관리한다.
긴급한 현안 대응 시에도 초과근무 상한이 완화된다. 최근 중동전쟁 상황 대응 등 월 10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가 불가피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기존 월 100시간 상한을 없애고 상한 없이 시간외근무를 인정하기로 했다. 예외 승인을 위한 결재권도 기관장에서 실·국장급으로 한 단계 하향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부서장이 아닌 국가직 4급 공무원을 위한 '초과근무 보전수당'도 신설된다. 현재 복수직 4급 공무원은 실제로 시간외근무를 하더라도 관리업무 수당을 받기 때문에 시간외근무수당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4급으로 승진하더라도 과장 승진 전까지 실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고려해, 이들에게도 수당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복수직 4급은 이미 관리업무수당을 받는 점을 감안해 각 부처 소속 장관이 사전에 지정한 지급대상자가 월 시간외근무 실적이 25시간을 넘는 경우에만 그 초과분을 지급한다.
불필요한 형식적 초과근무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실제 초과근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자인사관리시스템(e-사람, 인사랑 등)을 개선해 시범 기간을 거쳐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근무자가 초과근무 중 일정 시간 단위로 근무 여부를 직접 시스템에 체크하면 부서장이 근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또한 현재 국가직 대상으로 운영 중인 기관·부서별 초과근무 시간 현황과 총량을 관리하는 초과근무 총량 관리 기능을 지방직 대상 전자인사관리시스템에도 반영한다. 업무 특성 및 환경을 고려해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되, 초과근무 총량관리제를 도입해 합리적으로 총량을 설정한 지방정부에는 행정·재정적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부정 수령에 대한 제재 기준도 강화된다. 현재는 2회 이상 부정 수령자의 경우에만 징계 의결 요구를 의무화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1회 부정 수령 시에도 부정 수령액이 50만 원 이상인 경우 징계 의결 요구 의무 대상이 된다. 또한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을 개정해 징계양정 기준이 높아지는 부정 수령 금액을 현행 100만 원에서 50만 원 이상으로 강화하고, 감독자 문책 기준에도 초과근무 부정 수령을 명시해 관리자의 초과근무 관리 책임도 명확히 했다.
아울러 부정 수령 적발 시 형사고발이 가능한 점과 부정 수령에 따른 징계는 승진 및 승급 제한 기간이 6개월 가산되는 등 현재 관련 규정에 따라 가능한 제재 조치에 대해서도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 등에 명시해 부정수령에 대한 경각심을 높인다.
최동석 인사처장은 “이번 개정은 장시간 근무를 당연하게 여기자는 것이 아니라, 불가피하게 일한 시간에 대해서는 합당하게 보상하려는 취지”라며 “보상을 현실화하는 만큼 부정 수령에 대한 관리도 함께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초과근무수당 제도 개선 외에 지난달 30일 공포한 '전문직공무원 인사규정' 개정안에 따라 전문직무급 지급 대상으로 부전문관을 추가하는 등 공직 전문성 제고를 위한 후속 조치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