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드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농지와 국유재산 관리를 대폭 강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는 7일, AI 기반 경작지 변화탐지 기술과 드론 촬영 영상을 공유하는 내용의 협업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AI가 서로 다른 시기에 촬영된 항공사진을 자동으로 비교·분석해 토지 이용 변화를 감지하는 기술이다. 기획재정부는 이 기술을 활용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의 항공사진을 비교한 결과를 제공하며, 농식품부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국유지 내 농지의 휴경 여부, 불법 용도 변경, 불법 건축물 등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양 부처는 데이터 공유 차원을 넘어 드론 영상 자체도 주고받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현재 농지 전수조사를 위해 한국농어촌공사가 촬영 중인 전국 약 40만 헥타르(ha) 규모의 드론 영상 가운데 국유재산이 포함된 영상을 연내 기획재정부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 영상에는 경기도 전역(18만ha)과 경기도 외 전국 의심농지(22만ha)가 포함된다. 기획재정부는 이 영상을 바탕으로 국유농지의 이용 현황을 더욱 정확히 파악해 무단점유 해소와 재산 가치 제고에 활용할 계획이다.
국민의 불편을 덜어주는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그동안 국민이 국유농지 대부계약을 갱신할 때는 실경작을 확인하기 위해 농지대장을 직접 발급받아 기획재정부에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획재정부가 데이터를 직접 확인함에 따라 서류 제출 절차가 완전히 생략된다. 이로 인해 국민의 행정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협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한국농어촌공사는 8월 초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2018년부터 현재까지 총 175만 필지를 대상으로 드론 실태조사를 진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기법과 운영 노하우를 한국농어촌공사와 공유한다. 또한 양 기관은 국유농지 임대 활성화를 위해 농지은행 내 농지 직거래플랫폼(7월 7일 본격 운영)과 온비드 등 대국민 홍보 채널을 상호 연계해 임대 정보를 더 널리 제공하고 새로운 임대 수요를 창출할 방침이다.
AI와 드론 기술은 농지 조사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도 핵심 역할을 한다. AI는 항공사진을 분석해 축사, 비닐하우스, 농막, 태양광 시설 등 12가지 유형의 시설물을 자동 탐지하며, 이를 통해 불법 시설물 설치 여부를 1차적으로 판단한다. 현장 조사가 어려운 산림 내 고립 농지나 도서 지역 농지 등은 드론 촬영을 지원하고, 경기도 전 지역은 조사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드론 정사영상을 촬영한다. 아울러 농촌진흥청 농업위성센터와 협력해 최근 3년간(2023~2025)의 위성영상을 기반으로 농지 경작 여부를 판별하는 체계도 구축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미 자체적으로 AI·드론·AR(증강현실)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실태조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 시스템은 AI가 100만 쌍의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항공영상을 비교 분석해 91% 정확도로 불법 형질변경과 신규 구조물을 탐지하고, 드론으로 정밀 확인한 뒤 모바일 AR 기술로 현장을 입체 기록하는 3단계 프로세스로 구성됐다. 이번 협업을 통해 한국자산관리공사와 한국농어촌공사 간 기술과 경험이 공유되면서 디지털 기반 관리체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AI·드론·위성 등 첨단기술과 관계기관 간 협업을 바탕으로 국유농지를 포함한 농지 전수조사가 빈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종안 기획재정부 국유재산정책관도 “국유재산 실태조사 과정에서 축적한 AI·드론 기술과 조사 경험을 적극 공유해 농지 전수조사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앞으로도 공공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기관 간 협업을 통해 국유재산 관리체계를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