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2030년까지 전국 139개 시·군별로 최소 1개소 이상의 농촌특화지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7월 20일, 송미령 장관이 전국 최초로 농촌특화지구로 지정된 경상남도 합천군 쌍백면을 직접 방문하고, 관련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합천군은 '농촌공간 재구조화법'에 따라 두 가지 유형의 농촌특화지구로 지정됐다. 첫 번째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펫푸드 생산·판매와 반려동물 동반 숙박·워케이션 공간을 조성하는 '농촌융복합산업지구'다. 두 번째는 노후 계사를 철거하고 마을 힐링 숲을 조성하는 '농촌마을보호지구'다. 송 장관은 현장에서 지역 주민 및 마을기업 대표와 간담회를 열어 정주 여건 개선과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농촌특화지구 활성화 방안'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농촌특화지구를 기반으로 한 농촌 공간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그동안 농촌 공간은 개별·분산적으로 개발돼 종합적인 관리에 한계가 있었으나, 앞으로는 농촌공간계획과 농촌특화지구를 연계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유사한 법률상 제도(농촌융복합산업지구, 스마트농업육성지구 등)를 농촌특화지구와 통합하고, 기존 지구는 의제 편입하며 신규 지구는 시·군 계획과의 정합성을 검토한 후 지정한다. 또한 지방정부가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유형별 목표와 사례,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지정 기준을 구체화·세분화해 현장 수용성을 높인다.
둘째, 농촌특화지구별로 적합한 시설을 집적화하도록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농지제도를 개선해 취지에 맞는 시설은 농지전용허가 대신 신고만으로 설치할 수 있게 완화한다. 축산지구나 재생에너지지구로 지정되면 농업진흥구역 안에서도 통합바이오가스화 시설 설치를 허용한다. 재생에너지지구 내에서는 영농형태양광법에 따라 농업법인의 발전사업 참여를 허용하고, 농업진흥지역도 발전사업 부지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사업 지원도 강화된다. 농촌공간정비사업(농촌특화지구형)을 개편해, 기존에는 2개 이상 지구를 연계해야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농촌마을보호지구·농촌산업지구·축산지구 등은 1개 지구만 조성해도 지원받을 수 있다. 연계 사업 신청 시 우선 선정하거나 가점을 부여해 실질적인 집적·시너지 효과를 유도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축산단지 조성사업(개소당 95억 원)은 축산지구를, 스마트농업육성지구 조성 지원사업(개소당 200억 원)은 농촌융복합산업지구를 우대한다.
셋째, 농촌특화지구의 지정부터 지속적인 운영까지 단계별 지원을 강화한다. 지정 절차를 간소화해, 기존에는 기본계획 수립 후 종합적 실행계획인 시행계획을 별도로 수립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핵심 사항만 담은 '농촌특화지구계획'으로 지정 기간을 단축한다. 농촌공간계획 수립 단계부터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해 지방정부의 원활한 지구 지정을 돕고, 후보군(예: 충남 금산 아토피자연치유마을, 전북 고창 청보리밭, 전남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 전북 임실치즈마을 등)을 발굴한다.
주민 참여 통로도 확대한다. 주민이 마을 공간 문제를 고민하는 활동이 농촌특화지구 지정으로 이어지도록 단계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주민 협정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며 현장 실증 연구를 진행한다. 또한 현장에서 지구 지정·운영 과정을 밀착 지원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농촌계획 분야 자격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농식품부는 이번 방안을 통해 '삶터·일터·쉼터로서의 농촌 공간 회복'이라는 비전을 단계적으로 실현할 계획이다. 송미령 장관은 합천 현장에서 "인구 약 200명의 평구리에 매년 4천여 명이 반려동물테마파크를 찾고 있다"며 "이 방문이 마을과의 교류·소비·정주로 연결돼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합천군을 시작으로 농촌이 주민에게는 쾌적한 삶터, 청년과 기업에는 활기찬 일터, 방문객에게는 편안한 쉼터가 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농촌특화지구는 총 8개 유형으로 운영된다. 농촌마을보호지구는 주거환경 보호를 위해 소매점·목욕장·세탁소 등 생활 편의시설을 집적한다. 농촌산업지구는 제조업소·공장·창고시설 등을 모아 산업 기반을 조성한다. 축산지구는 기숙사·동물병원·가축시설 등을 집적해 체계적인 축사 관리를 돕는다. 농촌융복합산업지구는 소매점·휴게음식점 등과 함께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6차 산업을 육성한다. 재생에너지지구는 영농형 태양광, 바이오가스 등 재생에너지 시설을 집적한다. 경관농업지구는 청보리밭, 유채밭 등 아름다운 농업 경관을 보전하고 관광과 연계한다. 농업유산지구는 국가중요농업유산(청산도 구들장 논, 상주 곶감 등)을 보호하고 전통 농업문화를 계승한다. 특성화농업지구는 친환경 유기농업, 특화 품종 등 지역 특화 농업의 생산 기반을 보호한다.
이번 방안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2030년까지 전국 시·군마다 최소 하나의 농촌특화지구가 조성돼 농촌 공간이 체계적으로 재편되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불어넣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