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수도권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공공 계약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국가계약제도를 대폭 개선한다.
재정경제부는 7월 21일, '국가계약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4월 발표된 '비수도권 기업 지원방안'과 7월에 나온 '공공공사 낙찰제도 합리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우선,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비수도권 기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다. 적격심사에서 가격과 이행능력 평가 점수가 같을 경우, 기존에는 추첨으로 낙찰자를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인구감소지역 소재 기업이 1순위, 비수도권 소재 기업이 2순위로 우선 낙찰된다. 또한 인구감소지역에 있는 기업이 1인 견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금액 한도가 기존 2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상향된다.
국가연구개발(R&D)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국가 R&D 사업에 필요한 연구장비를 1인 견적으로 수의계약할 수 있는 한도가 2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올라간다. 특히 재정경제부장관이 고시하는 '초혁신경제 프로젝트' 사업과 관련된 연구장비는 수의계약 자체가 허용돼 장비 도입 기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초혁신경제 프로젝트는 첨단소재·부품(초전도체, 그래핀 등), 기후·에너지·미래대응(스마트농업, 초고해상도 위성 등), K-붐업(K-콘텐츠, K-뷰티 등) 등 15대 선도 프로젝트를 말한다.
공공 계약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페이퍼컴퍼니처럼 실제 공급 능력이나 자격이 없는 업체가 무분별하게 입찰에 참여해 건실한 기업이 피해를 보는 사례를 막기 위해, 부실 입찰자로 의심되는 경우 입찰보증금 납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정당한 이유 없이 심사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심사를 포기한 업체는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된다.
공공공사 낙찰제도도 개편된다.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 공공공사 구간에서는 최근 견적 대행사에 의존한 동일가격 투찰 현상이 심화되면서 업체의 실제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현행 '간이형 종합심사낙찰제'를 '기술형 적격심사제'로 전환한다. 기존에는 균형가격(평균 투찰가격)에 가까울수록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낮은 가격으로 입찰한 업체부터 평가하고 공사수행능력 평가를 강화해 역량 있는 업체의 낙찰 기회를 확대한다.
담합 재발을 억제하기 위한 제재도 강화된다. 담합을 주도한 업체는 입찰참가자격 제한 기간이 기존 1년에서 1년 6개월로, 단순 가담자는 6개월에서 1년으로 각각 6개월씩 늘어난다.
이번 개정안은 7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국민 의견을 수렴한 후,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국무회의 절차를 밟아 오는 11월경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기술형 적격심사제는 계약예규 개정과 업계 준비 기간을 고려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재정경제부는 이번 개정 이후에도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청취해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고 기업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계약제도 개선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