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지친 몸과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약용작물을 활용한 여름 식탁을 제안했다. 황기, 오미자, 맥문동 등 국내에서 흔히 재배되는 약용작물은 은은한 향과 맛으로 음식과 음료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계절감을 더하는 데 제격이다.
여름철에는 입맛을 돋우고 수분을 보충하며 소화가 편한 음식을 천천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용작물은 이러한 조건을 두루 충족시켜, 가볍고 건강한 식단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더위로 기운이 빠지거나 식욕이 떨어졌을 때, 약용작물이 들어간 음식이나 차는 몸을 보하고 입맛을 다시 살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먼저 황기는 여름철 대표 보양 음식에 빠지지 않는 약용작물이다. 닭백숙이나 닭죽에 넣으면 국물 맛이 부드러워지고, 담백하면서도 은근한 단맛이 대추와 잘 어울린다. 쌀이나 찹쌀에 황기와 대추를 함께 넣고 묽게 죽을 끓이면, 더위로 잃었던 입맛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
오미자는 이름 그대로 ‘신맛, 단맛, 쓴맛, 짠맛, 매운맛’ 다섯 가지 맛이 어우러진 작물이다. 특히 산뜻한 신맛이 여름철 음료로 제격이다. 물에 천천히 우려내면 특유의 붉은빛과 새콤한 맛이 입맛을 당기며, 꿀을 더하거나 배 조각, 잣을 띄우면 전통 음료처럼 즐길 수 있다. 다만 신맛에 민감한 사람은 연하게 우려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맥문동은 더위로 입이 마르거나 속이 답답할 때 즐겨 사용하는 약용작물이다. 맛이 강하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있어 차나 죽 재료로 활용하기 좋다. 닭죽이나 곡물죽에 소량 넣어 끓이면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여름 한 끼 식사가 완성된다.
생강과 감초는 주재료의 맛을 돋우는 조연 역할을 한다. 생강은 음식에 따뜻한 향을 더하고, 감초는 여러 재료의 맛을 부드럽게 이어준다. 하지만 감초는 특유의 단맛과 향이 강하므로 많이 넣으면 전체 음식 맛의 균형을 해칠 수 있어 소량만 사용해야 한다.
약용작물을 고를 때는 색과 향을 먼저 살피고, 곰팡이나 눅눅한 냄새가 나는 재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남은 재료는 습기가 적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고, 여름철에는 변질 우려가 있으므로 필요한 만큼만 준비해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끓인 국물이나 우린 물은 반드시 냉장 보관하고, 되도록 빨리 소비해야 한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국산 약용작물의 안정적인 생산과 산업화를 위해 품종 개발과 보급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감초 ‘원감’·‘다감’ 등 국내 육성 품종을 개발해 국산 감초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으며, 주요 약용작물 중 생산성과 품질이 우수한 품종을 지속해서 육성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육종과 김영창 과장은 “여름 보양식에 약용작물을 넣을 때는 재료의 특성을 살려 알맞게 사용하고, 임신·수유 중이거나 만성질환 등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담 후 안전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산 약용작물이 농가와 산업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우수한 품종 개발과 보급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