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고철과 비철금속을 해외로 수출할 때는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그동안 신고 대상에서 제외돼 위장수출에 악용되던 것을 막기 위해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7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 폐기물의 품목 고시'와 '국내 폐기물 재활용 촉진을 위해 수입이 제한되는 폐기물 품목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철과 비철금속은 2008년 폐기물 수출입 신고제도 도입 이후 줄곧 신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업장폐기물배출자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 틈을 노려 구리스크랩이나 전자폐기물 같은 유용 폐자원을 '고철'로 위장해 해외로 빼돌리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24년 8월에는 구리스크랩을 고철로 속여 중국으로 밀수출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이에 정부는 수출 시 신고를 의무화하고, 폐기물 분석과 수출계약서 제출 등 엄격한 행정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유용 폐자원의 국외 이동 현황을 투명하게 파악하고 위장수출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대로 국내 순환경제에 유용하게 쓰이는 순환자원을 수입할 때는 신고를 면제한다.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에 따라 지정·고시된 순환자원 가운데 폐지류와 폐유리류를 제외한 품목이 대상이다. 새롭게 신고 면제 대상에 포함된 것은 폐식용유와 폐아이씨(IC)트레이 등이다. 신고 면제로 업계는 폐기물 분석비 등 신고 비용을 절감하고 행정 부담도 줄어든다. 유용 폐자원을 더 신속하게 국내로 들여와 순환이용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내에서 확보가 어려운 원료의 수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수입 제한 폐기물 품목 고시'도 개정한다. 그동안 국내 재활용 시장 보호를 위해 폐섬유 등의 수입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그러나 최근 재생 폴리에스테르 섬유에 대한 해외 기업의 수요가 급증한 반면, 국내 주요 화섬업체의 생산시설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재생 폴리에스테르의 원료가 되는 공정부산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폐섬유 중 '폴리에스테르 소재 폐합성섬유'를 예외적으로 수입금지 품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아울러 품질·성능 분석 등 시험·연구 목적으로 수입 금지 품목을 수입하는 경우도 예외를 허용한다.
이번 개정안은 7월 16일부터 8월 5일까지 행정예고 기간을 거친다. 국민참여입법센터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누리집에서 상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해관계자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규제 영향분석과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이번 개정은 유용 폐자원의 수출은 촘촘히 관리하면서 수입은 원활하게 지원해 국내 핵심광물 공급망을 튼튼히 하려는 것"이라며 "국내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양질의 폐자원을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제 합리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