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는 지난 7월 9일 제2회 특별성과 포상금 수여식을 개최하고, 민생안정과 공정경쟁 확립에 기여한 직원들에게 총 2,1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습니다. 올해 처음 도입된 특별성과 포상금 제도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거나 중대한 불공정행위를 적발한 직원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번 수여식에서는 민생과 직결되는 3대 담합사건(밀가루·은행 LTV·인쇄용지) 제재에 1,500만 원, HDC 부당지원행위 적발 200만 원, 택배 안전사고를 초래한 부당특약 시정 200만 원, 장례식장 리베이트 최초 제재 200만 원 등 총 2,100만 원이 수여됐습니다.
가장 큰 포상금이 지급된 분야는 민생과 직결된 3대 담합사건입니다. 공정위는 7개 제분업체의 대규모 담합사건을 신속하게 적발한 이선미 과장, 김종완 서기관 등 전담조사팀에 1,500만 원을 수여했습니다. 이 사건은 2025년 설탕 담합 조사 과정에서 밀가루 시장의 담합 정황을 포착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한국제분협회 소속 7개 회원사가 6년 동안 은밀하게 담합을 이어온 사건으로, 물적 증거가 거의 없고 일부 사업자들이 담합 사실을 부인하는 고난도 사건이었습니다.
밀가루는 라면, 국수, 빵, 과자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핵심 식품 원재료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컸기 때문에 신속한 처리가 필요했습니다. 이선미 당시 국제카르텔조사과장은 전담조사팀을 꾸려 경험이 풍부한 조사관들을 집중 배치하고 매주 여러 차례 점검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전담조사팀장을 맡은 김종완 서기관은 카르텔 분야에서 6년 이상 연속 근무한 최고의 담합 전문가로, 이미 은행 LTV 담합 사건도 함께 책임지며 두 건의 대형 사건을 동시에 이끌었습니다. 설 연휴에도 출근을 이어가며 조사와 심사보고서 작성을 병행한 결과,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대규모 담합사건을 약 4개월 만에 마무리하고 7개 제분업체의 담합을 적발해 역대 최대 규모인 6,7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설탕 담합 조사에서 확보한 작은 단서가 역대 최대 규모의 밀가루 담합 적발로 이어졌다"며 "전담조사팀은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사건을 4개월 만에 마무리하며 공정위의 조사 역량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같은 전담조사팀은 4대 시중은행의 담보인정비율(LTV) 정보교환 담합 사건도 해결했습니다. 은행들은 최대 7,500개의 담보인정비율 정보를 서로 교환한 뒤 이를 활용해 타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도록 담보인정비율을 조정했고, 그 결과 4개 은행의 담보인정비율은 마치 하나의 은행이 결정한 것처럼 유사해졌습니다. 이는 담보대출에 의존하는 중소기업 등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초래했습니다. 적발을 피하기 위해 교환한 문서를 파기하는 등 흔적을 감췄지만, 공정위는 끈질긴 조사와 해외 사례 분석을 통해 정보교환 담합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사건은 2020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신설된 정보교환 담합 금지 규정이 처음 적용된 사례입니다.
인쇄용지 관련 6개 제지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제재한 나상태 조사관도 포상금을 받았습니다. 국내 주요 제지사업자들이 3년 10개월간 인쇄용지 가격 인상을 담합한 사건으로, 직접적인 증거가 거의 없는 은밀한 담합이었지만 담당자는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을 분석해 모임 내역과 정황증거를 확보하고 철저한 진술조사를 통해 담합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조치로 장기간 이어질 수 있었던 제지사 간 담합 구조를 해체하고 공정한 경쟁질서를 회복했으며, 출판사와 인쇄업체 등의 부담을 완화하고 도서·교재 등 인쇄물의 가격 안정에도 기여했습니다.
기업집단 에이치디씨(HDC)가 계열회사인 에이치디씨아이파크몰에 임대차거래를 가장해 부당하게 자금을 지원한 행위를 적발한 박성훈 사무관에게는 200만 원의 포상금이 수여됐습니다. 에이치디씨아이파크몰은 3년 연속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으나, 17년 넘게 약 360억 원의 자금을 사실상 무상으로 지원받아 총 458억 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하며 시장 퇴출 위기를 벗어나 복합쇼핑몰 시장의 유력사업자로 성장했습니다. 이 사건은 임대차계약으로 위장한 우회적인 자금지원으로 직접적인 적발이 쉽지 않았고 조사 범위도 방대했지만, 담당자는 끈질긴 조사 끝에 법 위반행위를 밝혀내 과징금 171억 원을 부과하고 에이치디씨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장기간 임대차 거래로 위장한 우회적인 자금지원 행위를 처음 제재한 사례로, 부당지원행위의 형식이나 명칭과 관계없이 실질을 끝까지 추적해 제재한다는 법집행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택배종사자 안전사고와 업무부담을 초래하는 계약조건을 적발·시정한 변창재·장성필 사무관에게도 총 2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됐습니다. 이들은 전국적 네트워크를 갖춘 대형 택배사업자(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씨제이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의 영업점 계약조건을 전수 조사해 안전사고 책임 전가, 일방적 계약해지 등 부당특약을 적발하고 삭제·수정하도록 했습니다. 계약 서면 미발급과 늑장 발급 관행도 함께 시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표준계약서를 변형하거나 부속합의서에 독소조항을 둔 9,186개 계약을 조사해 단기간에 위법성을 입증해야 하는 어려운 사건이었지만, 담당자들은 조사 착수 3개월 만에 사건을 상정하고 신속한 심의를 거쳐 위법한 계약조항을 전면 수정·삭제하도록 했습니다. 현재까지 4,500개 이상의 계약이 공정위 검토를 거친 계약으로 대체되어 택배종사자의 작업 환경 개선에 기여했습니다.
장례식장의 뒷돈 제공 관행에 공정거래법을 최초로 적용한 강재서 조사관에게도 200만 원의 포상금이 수여됐습니다. 장례식장의 뒷돈은 상조업체의 장례식장 추천을 유도하고 결국 장례비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관련 법률에 명확한 금지 규정이 없어 수십 년간 관행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강재서 조사관은 철저한 현장조사를 통해 장례식장과 상조업체 간 뒷돈 거래를 입증하고, 장례식장들이 가격 경쟁 대신 뒷돈 경쟁을 벌여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또한 해외 사례를 분석해 부당성을 입증하고 공정거래법을 최초로 적용했습니다. 공정위 조사 이후 해당 업체는 뒷돈 제공을 중단하고 장례식장 빈소 가격을 10% 인하했으며, 업계 전반에서도 기존 관행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강재서 조사관은 사건 처리 이후에도 전국 장례식장의 법 위반 혐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후속 조사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