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전력을 직접 사고 싶은 기업들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쉽게 거래 상대를 찾고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는 7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전력구매계약(PPA) 중개플랫폼' 시범사업(모의거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기업)가 직접 전력구매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수요와 공급 정보를 한곳에 모아 연결해주는 온라인 포털이다.
PPA(Power Purchase Agreement)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한국전력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기업 등 전기사용자에게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계약 방식이다. 그동안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소 대부분은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에 따라 한국전력 등 대규모 발전사에 공급인증서(REC)를 팔아 수익을 내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PPA가 활성화되면 국민이 부담하는 전기요금(RPS 정산금)이 줄고, 수출기업이 글로벌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요구에 대응하기 쉬워지며, 재생에너지 사업자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그동안 기업들이 PPA 계약을 원해도 적합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찾기 어렵고, 발전사업자 역시 전력을 살 기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직접 PPA 계약 건수는 2023년 13건에서 2024년 29건, 2025년 79건으로 증가했지만, 올해 1~5월에는 118건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이번 중개플랫폼은 이런 정보 불균형과 시장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범사업은 7월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진행되며, 정식 운영에 앞서 사용자 관점에서 시스템을 검증하고 개선할 점을 찾는 과정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지난 6월 말부터 참여 신청을 받은 결과, 총 43개 기업 및 협단체가 참여한다. 시범사업 행사는 플랫폼 소개 간담회, 시스템 시연 및 모의거래 운영, 참여자 간 네트워킹 순으로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플랫폼에서 전력구매계약 수요와 공급 물량을 직접 게시하고, 연결될 경우 비공개(블라인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정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시범사업 기간 동안 업계 의견을 반영해 플랫폼을 보완한 뒤, 8월 초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중개플랫폼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도 공개했다. 우선 PPA 거래를 위해 전력거래소 계량기 설치나 교체가 필요한 소규모 발전사업자(1MW 이하)에게 설치비를 지원한다. 또 PPA 계약을 체결한 수요기업에 대해 망이용료 지원 기간을 중소·중견기업은 최대 3년에서 7년으로, 대기업은 1년에서 5년으로 확대한다. 지붕형 태양광 사업자에 대한 보증보험료 정부 지원 비율도 기존 15~30%에서 최대 50%로 높아진다.
심진수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생에너지정책관은 "이번 시범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개플랫폼을 활용하겠다는 수요와 공급 물량이 각각 1GW 내외로 나타나 업계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시범사업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해 재생에너지 PPA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중개플랫폼 도입은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제1차 재생에너지기본계획'과 6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밝힌 'AI 시대를 선도하는 전기국가 비전'의 후속 조치다. RE100은 글로벌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자발적 캠페인으로, 현재 국내 36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정부는 이번 플랫폼이 국내 수출기업의 RE100 달성을 지원하고,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