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이하 행정조사반)은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비 일부를 돌려주는 이른바 '페이백'이 의심되는 병의원 12곳을 추가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18일 행정조사반 출범 이후 두 번째 수사 의뢰로, 불과 한 달여 만에 총 18곳의 의료기관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페이백은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진료비의 일부를 현금이나 현물로 되돌려주거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다. 이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환자 유인·알선 금지)을 위반하는 불법 행위로, 적발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행정조사반은 지난 6월 18일부터 운영 중인 제보센터에 접수된 약 50건 이상의 제보 가운데 신빙성이 높아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례를 선별해 이번 수사 의뢰를 진행했다. 수사 의뢰된 의료기관은 요양병원 5곳, 한방병원 6곳, 의원 1곳 등 총 12곳이며, 지역별로는 수도권 2곳, 경상권 5곳, 전라권 5곳으로 전국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행정조사반이 제보 내용을 분석한 결과, 페이백 수법은 단순한 진료비 환급을 넘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었다. A 병원의 경우 입원 기간별로 비급여 패키지를 마치 호텔 상품처럼 제시하고, 의료진이 해당 패키지에 맞춰 진료하도록 운영하면서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에게 법정 본인부담금 상당액을 되돌려주는 방식이 의심됐다.
B 병원은 행정원장의 지시 아래 페이백 조건을 제시하고, 환자 치료 내역을 허위로 과다 청구한 뒤 결제 금액의 20~40%를 현금으로 돌려주거나, 함께 운영하는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체의 교환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현물 페이백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C 병원은 실제 결제 금액보다 많은 금액으로 영수증을 발급해 환자가 실손보험금을 더 많이 청구하도록 유도하고, 실제 진료비는 30% 할인해 주거나 입원 환자에게 자유로운 외출·외박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것으로 의심된다.
행정조사반은 전국적인 현장 행정조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페이백이나 사무장병원(의사가 아닌 자가 운영하는 불법 의료기관)이 의심되는 구체적인 제보가 접수되면 즉시 경찰에 수사 의뢰해 법령 위반 여부를 신속히 규명할 방침이다. 지난주에는 수도권, 경북, 전남, 충북 등 6개 병의원에 대한 현장 조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행정조사반은 의료법 위반 여부 조사와 별도로, 해당 의료인이 의사윤리지침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면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요양병원협회 등 관련 단체의 협조를 받아 '전문가평가'를 거친 뒤 각 단체의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의사협회는 지난 6월 18일 정례브리핑에서 페이백 등 의료법 위반 사항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요양병원협회와 한방병원협회도 보도자료를 통해 페이백 근절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곽순헌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장은 "환자 유인·알선 금지는 의료인의 전문적 판단과 환자의 올바른 치료 선택을 보호하기 위한 의료법의 기본 원칙"이라며 "앞으로도 제보와 현장조사, 수사기관 공조를 긴밀히 연계해 의료법령 위반이 의심되는 행위는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