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림사업법인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등록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업체가 9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산림청과 함께 지난 5월 8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산림사업법인 1,901개 업체를 대상으로 1차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중간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중 1,412개 업체에 대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자본금·사무실·기술인력 등 등록요건을 충족했는지 의심되는 업체가 9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89개 업체는 폐업했거나 현장에 직원이 없거나 소재지가 변경되는 등 조사 자체가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산림기술자격증을 빌려주거나 빌리는 자격대여 행위, 두 개 이상 업체에 동시에 취업한 중복취업 등 명백한 법 위반 사례도 적지 않았다. 우선 확인된 위반 업체만 78곳, 관련 기술자 165명에 달한다. 이 중 기술자격 대여 금지 규정을 위반한 30개 업체와 기술자 126명, 이중취업 금지 규정을 위반한 기술자 39명(관련 업체 48개)에 대해 정부는 즉시 수사를 의뢰하고 기술자격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충북 보은의 한 산림사업법인 대표는 법인 등록요건을 유지하기 위해 지인 등 11명의 산림기술자 자격증 취득을 도와준 뒤 자격증을 빌려 보유 기술자로 등재하고 법인을 운영했다. 이는 산림기술법상 자격대여 금지 위반으로 수사의뢰와 함께 기술자격이 취소된다.
또 다른 사례로 경북 의성의 한 산림법인 소속 기술자는 기존 업체에서 일하면서도 경남 하동, 경남 고성, 경북 구미 등 다른 지역 법인 3곳에 동시에 상시 기술인력으로 등재돼 있었다. 이 역시 중복취업 금지 규정 위반으로 수사의뢰와 자격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경남 김해의 한 법인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상시 기술인력으로 등재된 상태에서, 자신이 대표로 있는 경북 의성의 다른 법인이 수주한 조림사업에 현장대리인으로 참여해 중복취업한 사실이 적발됐다.
정부는 1차 조사에서 빠진 업체와 보완조사가 필요한 업체에 대해 6월 15일부터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8월 말까지 추가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합동조사는 산림사업법인 등록을 관할하는 시·도와 기술자격 행정처분권을 가진 산림청이 함께 진행한다.
또한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 협조를 통해 고용보험 정보 등을 활용해 자격대여나 유령법인 운영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적발된 산림법인과 기술자에 대해서는 법인등록 취소, 기술자격 취소 등 엄중한 처분을 내려 산림사업의 비정상적 관행을 바로잡고 시장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실태조사와 행정처분을 피하기 위해 법인등록을 취소하고 새로 법인을 등록하는 의심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관할 지자체는 앞으로 산림사업법인 등록 시 상시근로자로 등재하는 기술자의 4대 보험 가입 여부, 근로계약서, 중복등록 여부 등을 면밀히 확인해 부실 법인의 등록을 차단할 예정이다.
정부는 산림사업법인뿐 아니라 모든 정부사업을 대상으로 부당하고 불법적으로 이익을 취하려는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림사업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