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한국산 과일이 해외 시장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과실류 수출액은 9,572만 달러(약 1,3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7%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이며,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2억 4,049만 달러로 역대 최고였던 데 이어 2년 연속 연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 과일이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품질을 앞세운 고급화 전략이다. 높은 당도와 철저한 품질 관리 덕분에 현지 소비자들은 한국산 과일을 비싸지만 프리미엄 상품으로 평가한다. 미국 유명 미디어는 'K-샤인머스켓 포도가 왜 비싼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과일의 우수성을 소개하기도 했다. 둘째는 저온 유통(콜드체인) 인프라의 고도화다. 장거리 운송에서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원거리 수출이 가능해졌고, 글로벌 물류 기업들도 당일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며 물류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셋째는 K-드라마와 영화 등 K-콘텐츠의 확산이다. 자연스럽게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과일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품목별로 보면 딸기가 전체 과일 수출의 63.2%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딸기 수출액은 6,049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8% 늘었으며, 이 역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주요 수출국은 싱가포르(1,921만 달러)와 태국(1,656만 달러)으로, 두 나라가 딸기 수출의 약 60%를 담당했다. 지역별로는 경상남도가 전체 딸기 수출의 88.9%를 차지하며 핵심 거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포도는 상반기 수출액 1,783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5% 성장했다. 대만이 전체 포도 수출의 절반 이상인 920만 달러를 수입하며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고, 홍콩과 싱가포르로도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경상북도가 전체 포도 수출의 89.8%를 차지해 절대적인 비중을 자랑한다. 배는 상반기 수출액이 803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2.4% 급증했다. 미국이 전체 배 수출의 55.2%를 가져갈 정도로 주요 시장이며, 베트남에서도 수요가 4배 이상 늘었다. 충청남도가 배 수출의 48.5%를 담당하며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참외는 수출 규모가 164만 달러로 크지는 않지만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다인 61개국으로 수출 시장이 확대됐다. 2년 전만 해도 40개국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싱가포르가 2,288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23.9%를 차지하며 1위 수출국에 올랐다. 태국(1,771만 달러), 대만(1,161만 달러), 홍콩(977만 달러), 베트남(765만 달러)이 뒤를 이었고, 미국(683만 달러)도 44.9% 증가하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싱가포르에서는 딸기와 포도, 배의 수출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고, 태국은 딸기 수출 비중이 93.5%에 달할 정도로 특정 품목에 특화된 시장이다. 일본은 키위와 참외 등 다른 품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수출 품목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지역별로는 경상남도가 5,492만 달러로 전체 과일 수출의 57.4%를 차지하며 18년 연속 상반기 수출 1위를 지켰다. 경상북도가 2,168만 달러(22.7%), 충청남도가 612만 달러(6.4%)로 뒤를 이었고, 이 세 지역이 전체 수출의 86.4%를 책임졌다. 경남은 단연 딸기가 주력이며, 경북은 포도와 참외, 충남은 배와 딸기가 각 지역 수출을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이러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과일 특성상 하반기에 수확과 수출이 집중되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수출액이 작년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K-과일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해외 소비자들에게 자리 잡으면서 단순한 농산물 수출을 넘어 한국 문화와 품질을 알리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