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2025년 하반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 이행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점검은 하도급법에 따라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원사업자들이 반기별로 제출한 하도급대금 지급 조건을 분석한 것으로, 총 92개 기업집단 소속 1,417개 사업자가 참여했다.
2025년 하반기 동안 이들 기업이 협력사에 지급한 하도급대금은 총 89조 1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현금이나 현금에 준하는 수단으로 결제한 비율은 평균 98.35%에 달했으며, 엄격한 기준의 현금결제비율은 84.71%로 나타났다. 하도급대금을 법정 지급기간(60일)의 절반 이하인 30일 이내에 지급한 비율은 86.41%로, 대부분의 기업이 대금을 빠르게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집단별로는 현대자동차가 11조 2천억 원으로 가장 많은 하도급대금을 지급했으며, 삼성(8조 9천500억 원), HD현대(5조 5천800억 원), 한화(5조 3천700억 원), LG(4조 7천700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현금결제비율이 100%인 집단은 한국지엠, 한진, BS, 네이버 등 29개로 전체의 약 31%를 차지했다. 반면 현금결제비율이 낮은 집단은 KG(24.51%), 하이트진로(26.37%), LS(34.36%), 두산(39.59%) 순이었다.
지급 기간 측면에서는 15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한 비율이 66.82%로, 대금의 약 3분의 2가 보름 안에 처리됐다. 특히 10일 이내 지급 비율이 70%를 넘는 집단은 유코카캐리어스, 파라다이스, LG, HDC, GS, 호반건설, 삼성, DN 등 8개였다. 법정 지급기간인 60일을 초과해 지급된 대금은 전체의 0.16%(1천389억 원)에 그쳐, 대부분의 원사업자가 기한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랜드(14.02%), 대방건설(10.11%), SM(5.40%), 교보생명보험(2.94%), KG(2.51%) 등은 60일 초과 지급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도급대금 분쟁조정기구를 설치·운영하는 사업자는 총 144개로, 전체 공시 사업자의 10.2%에 해당했다. 이는 전반기(9.1%)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이나, 여전히 10곳 중 9곳은 분쟁조정기구를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집단별로는 삼성(15개), 현대자동차(12개), 아모레퍼시픽(11개), 현대백화점(9개), 롯데·포스코(각 8개) 등이 분쟁조정기구를 많이 운영했다.
공정위는 이번 점검에서 공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자를 적발해 제재했다. 카카오 계열의 보이스루와 스튜디오원픽, SK 계열의 원폴 등 3개 사업자가 기한 내 공시를 하지 않아 각각 4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또한 공시 내용 중 단순 누락이나 오기가 발견된 31개 사업자에 대해서는 정정 공시를 유도하고, 앞으로 정확한 내용을 공시하도록 안내했다.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제도는 2023년 1월 도입 이후 이번이 여섯 번째 공시다. 제도 도입 이래 현금결제비율은 84~86%대, 현금성결제비율은 97~98%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공시 결과를 바탕으로 60일을 초과해 하도급대금을 지급한 기업을 중심으로 대금 및 지연이자 지급 여부를 추가 점검하는 등 불공정 관행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