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의 앤 공주가 오는 7월 14일 부산항을 방문합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부산항에서 앤 공주와 남재헌 차관 등 양국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양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행사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이번 만남은 한국과 영국이 바다를 통해 쌓아온 신뢰를 확인하고, 앞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앤 공주는 영국의 대표적인 해사 기관인 트리니티하우스(Trinity House)의 총재를 맡고 있습니다. 트리니티하우스는 1514년 헨리 8세의 왕실 칙령으로 설립된 기관으로, 영국의 항로표지시설 운영과 해사 자선 사업, 선원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기관은 지난 2025년 4월, 자국의 문화유산인 펜딘등대의 대형 등대렌즈를 한국에 영구 임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렌즈는 1900년부터 123년간 영국 펜딘등대에서 사용된 귀중한 유물입니다.
등대렌즈는 2025년 8월 영국 사우스햄프턴을 출발해 같은 해 11월 부산항에 도착했습니다. 오는 7월 15일 경북 포항시에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에서 점등 행사를 마친 뒤 일반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 렌즈는 123년 동안 항해사들을 안내해온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한국과 영국 해양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항은 1797년 영국 해군 프로비던스호를 타고 온 브로턴 함장이 출간한 항해일기를 통해 ‘초산항(Chosan Harbour)’으로 서양에 처음 알려졌습니다. 이후 1905년 부산항 개항 초기에는 당시 총세무사였던 영국인 맥리비 브라운 주도로 항로 위 암초에 제뢰등대가 설치되는 등, 부산항은 한국과 영국의 오랜 인연이 깃든 역사적 장소입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부산항의 발전 과정과 양국의 해양 교류 발자취를 공유하고 미래 비전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영국 등대렌즈의 영구 임대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펜딘등대와 등대렌즈가 전시된 국립등대박물관, 호미곶 등대 등의 모습을 전통 자개 공예 작품으로 제작했습니다. 이 작품은 앤 공주에게 전달될 계획으로, 한국의 전통 공예와 해양 문화를 결합한 특별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남재헌 해양수산부 차관은 “앤 공주의 부산항 방문은 한·영 양국이 바다를 매개로 쌓아온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뜻깊은 계기”라며, “앞으로도 영국과 해양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동반자로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양국 간 해사 안전, 항로표지, 해양 환경 보호 등 여러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