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 이하 공정위)는 2025년 하반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에 대한 이행 점검을 실시한 결과를 2026년 7월 14일 발표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회사 중 하도급거래를 한 원사업자들은 하도급법에 따라 지급수단, 지급기간별 금액, 분쟁조정기구 정보를 반기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해야 한다. 이번 제도는 2023년 1월 12일 시행 이후 2025년 하반기까지 총 여섯 번의 공시가 이뤄졌다.
2025년 하반기 공시에는 92개 기업집단 소속 1,417개 사업자가 참여해 하도급대금 지급 금액이 총 89.1조 원으로 집계됐다. 하도급대금 지급 규모가 큰 기업집단은 현대자동차(11.20조 원), 삼성(8.95조 원), HD현대(5.58조 원), 한화(5.37조 원), LG(4.77조 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상위 5개 집단이 전체 지급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대규모 원사업자들의 하도급 거래가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지급수단별로 살펴보면, 현금결제 비율은 평균 84.71%로 집계됐다. 현금결제는 현금·수표, 만기 1일 이하 어음대체결제수단, 만기 10일 이하 상생결제를 포함한다. 현금성결제 비율은 평균 98.35%로, 여기에는 현금·수표 외에 만기 60일 이하의 어음대체결제수단과 상생결제도 포함된다. 이는 대부분의 하도급대금이 사실상 현금이나 이에 준하는 방식으로 지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집단별 현금결제비율을 보면, 한국지엠, 한진, BS, 네이버 등 29개 집단(전체의 약 31%)이 현금결제비율 100%를 기록했다. 반면 현금결제비율이 낮은 집단은 KG(24.51%), 하이트진로(26.37%), LS(34.36%), 두산(39.59%) 등으로 나타나, 업종별 또는 기업 규모별 차이가 존재했다.
지급기간 측면에서는 15일 이내 지급 비율이 전체 하도급대금의 66.82%였고, 30일 이내 지급 비율은 86.41%로 집계됐다. 법정 지급기한은 60일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대금이 그 절반 이하인 30일 이내에 지급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10일 이내 지급 비율이 70% 이상인 집단은 유코카캐리어스(100%), 파라다이스(100%), LG(80.96%), HDC(78.78%), GS(73.93%), 호반건설(71.98%), 삼성(71.11%), DN(70.40%) 등 8개였다.
60일을 초과해 지급된 대금은 전체의 0.16%(1,389억 원)에 불과했지만, 일부 집단에서는 초과 비율이 높았다. 60일 초과 지급 비율이 높은 집단은 이랜드(14.02%), 대방건설(10.11%), SM(5.40%), 교보생명보험(2.94%), KG(2.51%) 순이었다. 하도급법에 따르면 원사업자는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해야 하며, 초과 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분쟁조정기구 운영 현황을 보면, 총 43개 집단 내 144개 사업자(10.2%)가 하도급대금 분쟁조정기구를 설치·운영하고 있었다. 기업집단별로는 삼성(15개), 현대자동차(12개), 아모레퍼시픽(11개), 현대백화점(9개), 롯데(8개), 포스코(8개), LG(7개), SK(6개) 등이 분쟁조정기구를 적극 운영하고 있었다. 분쟁조정기구 설치 비율은 제도 시행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반기별 주요 공시 결과를 비교하면, 현금결제비율은 2023년 상반기 84.02%에서 2025년 하반기 84.71%로 소폭 상승하며 84~86%대를 유지했다. 현금성결제비율은 97.19%에서 98.3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30일 내 지급 비율은 87.12%에서 86.41%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60일 내 지급 비율은 99.63%에서 99.84%로 개선됐다. 분쟁조정기구 운영 비율은 8.1%에서 10.2%로 증가했다.
공정위는 이번 점검에서 공시 의무를 위반한 사업자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보이스루, 스튜디오원픽(이상 카카오), 원폴(SK) 등 3개 사업자가 공시 기간 내에 공시를 하지 않아 미공시로 판정됐으며, 각각 4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이는 최초 위반에 따른 20% 감경이 적용된 금액이다. 또한 공시 내용에 단순 누락이나 오기가 발견된 31개 사업자에 대해서는 정정 공시하도록 조치하고, 향후 정확한 내용을 공시하도록 안내했다.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제도는 중소 협력사(수급사업자)의 협상력을 높이고 공정하고 투명한 하도급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들은 원사업자별 대금 결제 건전성을 쉽게 파악·비교해 협상에 활용할 수 있으며, 원사업자들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결제 조건이나 관행을 개선할 유인을 갖게 된다.
공정위는 이번 공시에서 60일을 초과해 지급한 하도급대금 금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회사를 중심으로 하도급대금 및 지연이자 등 지급 여부를 추가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하도급대금 관련 불공정 관행을 면밀히 감시하고,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