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담수 미생물을 활용해 폐이차전지에서 핵심 원료인 리튬을 90% 이상 회수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 황산 처리 방식보다 효율이 높고 화학약품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 확대에 따른 리튬 수요 급증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자동차와 ESS 보급이 늘어나면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리튬 등 주요 광물의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자원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2025년부터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확보한 담수 미생물자원을 대상으로 폐배터리 블랙파우더(black powder) 내에서 리튬을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미생물을 탐색했다. 블랙파우더는 폐배터리를 물리적으로 분쇄해 얻은 검은색 분말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유가금속이 포함된 배터리 재활용의 핵심 원료다.
연구 결과, 기존 황산 처리 방법보다 높은 금속 회수 성능을 보이는 미생물 아스퍼질러스 루추엔시스(Aspergillus luchuensis FBCC-F2629)를 찾아냈다. 해당 균주의 배양액을 활용한 실험에서 폐배터리 블랙파우더 내 리튬을 최대 90.3%까지 회수했다. 이는 황산 처리 조건 대비 약 9~23% 높은 수준이며, 실험은 80℃ 조건에서 24시간 동안 진행됐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스퍼질러스 루추엔시스를 활용한 폐이차전지 내 유가금속 회수 기술에 대한 특허를 이달 중에 등록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구진은 기술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미생물이 생산하는 유기산을 활용한 유가금속 회수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생물 배양 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산업 현장에서도 더욱 쉽게 관련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유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이용기술개발실장은 “이번 특허 기술은 황산과 같은 화학약품 사용을 줄이면서 리튬 자원의 재활용 가치를 높이고, 향후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활성화와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기술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블랙파우더는 폐이차전지를 분쇄한 뒤 얻어지는 분말 형태의 물질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다양한 금속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전기자동차와 ESS 사용이 증가하면서 블랙파우더는 핵심 광물을 회수할 수 있는 중요한 재활용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리튬은 전기자동차, 휴대전화,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원료로, 배터리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가볍고 에너지 저장 효율이 높아 미래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로 꼽히며, 우리나라는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안정적인 확보와 재활용 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아스퍼질러스 루추엔시스는 오키나와의 옛 이름인 ‘류큐’에서 유래되었으며, 증류주인 아와모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등 전통 발효 식품 제조에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연산 등 다양한 유기산을 생산할 수 있어 산업적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미생물이다. 유기산은 미생물이나 식물 등이 생성하는 산성 물질로, 대표적으로 구연산, 옥살산 등이 있다. 주로 식품 및 의약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금속을 용출하거나 용해시키는 특성이 있어 금속 용출 및 회수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실험 결과, 폐이차전지 블랙파우더(LCO, NMC811)를 대상으로 리튬 용출 성능을 평가한 결과, 아스퍼질러스 루추엔시스가 생산한 유기산과 배양액은 기존 황산 처리 공정보다 높은 리튬 회수 효율을 나타냈다. LCO 블랙파우더에서는 황산 처리 시 리튬 용출 효율이 81.7%였으나 유기산과 배양액은 각각 87.8%, 90.3%의 용출 효율을 나타냈다. 또한 NMC811 블랙파우더에서는 황산 처리 시 56.3%의 용출 효율을 보인 반면, 유기산과 배양액은 각각 92.4%, 80.0%의 용출 효율을 나타냈다. 특히 유기산은 두 종류의 블랙파우더 모두에서 기준 추출법 대비 90% 이상의 리튬 회수율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