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이른바 'PA간호사' 업무가 명확한 자격 기준과 관리체계 아래에서 제도적으로 운영된다. 보건복지부는 7월 10일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과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수행행위 목록 고시' 제정안을 공포·발령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의료현장에서는 간호사가 의사를 대신해 진료를 지원하는 업무가 법적 기준 없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다. 이에 환자 안전과 법적 책임 소재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지난해 9월 제정돼 올해 6월 시행된 '간호법'은 진료지원업무 수행이 가능한 의료기관과 간호사의 범위, 자격 요건 등을 하위법령에 위임했고, 보건복지부가 이번에 세부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시행규칙과 고시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의료법'에 따른 병원(한방병원·정신병원·치과병원 제외), 요양병원, 종합병원 중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곳으로 제한된다.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는 전문간호사와 진료지원전담간호사로 구분된다. 진료지원전담간호사가 되려면 병원·종합병원·군병원에서 간호사로 3년 이상 근무한 임상경력과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진료지원업무의 구체적인 기준은 ▲환자 상태에 대한 평가 지원 ▲환자에 관한 기록·처방 지원 ▲시술 및 처치 지원 ▲수술 지원 등 네 가지로 정해졌다. 이에 포함되는 구체적 행위는 43개로, 중증환자 검사를 위한 이송 모니터링, 비위관 삽입·교체 등이 해당한다. 이들 업무는 의사의 전문적 판단과 일반적 지도·위임에 근거해 수행되며, 고시된 행위 범위를 넘을 수 없다.
진료지원전담간호사가 되기 위해 이수해야 하는 교육과정은 ▲진료지원업무 수행을 위한 기초역량 ▲분야별 질환 및 치료에 대한 이해 ▲시술·처치에 관한 지식 및 절차 ▲응급상황 대처 지식 및 절차 ▲환자 개인정보 보호 및 보건의료 윤리 준수 등이다. 교육은 이론교육, 실기교육, 현장실습교육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육과정 운영기관은 간호사회, 의사회, 의료기관단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공공보건의료 교육·훈련센터, 전문간호사 교육기관 등이며, 운영기관의 장은 교육과정을 운영하거나 내용을 변경하려면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는 병원(진료지원수행병원)의 장은 해당 병원에 진료지원업무 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간호사별 직무기술서를 작성해야 한다. 또한 환자 기록·처방 지원 업무를 위한 공동서명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환자는 자신이 입원한 병원에서 어떤 간호사가 어떤 범위의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제도 시행 전부터 진료지원업무를 해온 간호사와 의료기관을 위한 경과조치도 마련됐다. 규칙 시행 당시 진료지원업무를 연속 1년 6개월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간호사는 임상경력 3년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된다. 교육과정 이수 요건도 경력 수준에 따라 일부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되, 시행일로부터 1년 이내에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임상경력 3년 이상이면서 진료지원업무 연속 수행경력이 1년 6개월 이상이면 교육과정을 이수한 것으로 간주하고, 1년 이내 보수교육만 받으면 된다. 임상경력 3년 미만이면서 연속 수행경력이 1년 6개월 이상이면 이론교육만 이수하면 실기교육과 현장실습이 면제된다. 임상경력 3년 이상이면서 연속 수행경력이 6개월 이상 1년 6개월 미만인 경우, 특례기간 내에 수행경력이 1년 6개월을 충족하면 실기교육과 현장실습이 면제된다.
규칙 시행 당시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병원 등에 대해서는 시행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의료기관 인증 절차 진행 의사를 신고하고, 1년 6개월 이내에 의료기관 인증을 받는 조건으로 그 기간 동안 진료지원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규칙은 공포 후 1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며, 공동서명시스템 구축에 관한 사항은 의료기관의 시스템 준비기간을 고려해 2027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규칙과 고시 제정으로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가 명확한 기준과 관리체계 아래에서 수행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은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현장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하면서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앞으로 진료지원업무에 관한 교육과정 고시 제정 등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