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중한의 머니 프리즘 “투자엔 올인, 보험은 공백”… MZ세대의 위험한 재무 불균형
2025년 대한민국 재테크 시장의 중심에는 단연 MZ세대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그 어느 세대보다 빠르고 스마트하게 금융 정보를 습득하며 주식, 가상자산 등 공격적인 투자에 스스럼없이 뛰어들지만, 이들의 재무 포트폴리오에는 치명적인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바로 ‘보험’이다.
최근 한 금융연구소가 실시한 ‘MZ세대 금융 인식 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의 70% 이상이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생명보험이나 필수 건강보험(실손보험 제외) 가입률은 기성세대의 동일 연령대 대비 2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보험은 ‘미래를 위한 필수 자산’이 아니라 ‘당장의 지출을 줄여야 할 고정 비용’으로 인식되고 있다.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리는 ‘공격’에는 집중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위험으로부터 자산을 지키는 ‘방어’는 외면하는 이 ‘재무 불균형’은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이 마주한 세 가지 현실과 맞물려 거대한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첫째, ‘기대수명’은 늘어나는 반면 ‘건강수명’은 정체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8세에 달한다. 하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인 ‘건강수명’은 71.3세에 불과해, 통계적으로 평생 약 12.5년을 질병이나 사고로 고통받으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100세 시대는 곧 ‘아픈 기간’이 길어지는 시대이며, 이는 막대한 의료비 지출이 필연적임을 의미한다.
둘째, ‘최소한의 안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MZ세대가 유일하게 믿는 보루는 ‘실손의료비(실손보험)’뿐이지만, 이 최소한의 안전망마저 위태롭다. 지난 수년간 보험업계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120~130%를 넘나들며 한계에 부딪혔다. 이는 건강한 MZ세대 가입자가 일부의 과잉 진료 비용을 떠안는 ‘역선택’ 구조를 심화시켰고, 이로 인해 보험료는 매년 두 자릿수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그 결과 보험사들은 갱신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는 한편, 신규 4세대 실손보험의 비급여 자기부담금을 높이고 보장 한도를 축소하며 방어에 나섰다. 결국 ‘합리적’인 MZ세대는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이마저도 해지하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셋째, ‘신규 치료비’가 병원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의학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그 혜택은 공짜가 아니다.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 로봇 수술, 면역 항암제 등 최신 치료법들은 대부분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다.
실제로 1회 치료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중입자 치료나 월 5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면역 항암제 치료는 건강보험의 지원 없이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비급여 진료비 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실손보험의 보장 한계를 넘어선 수천만 원의 ‘목돈’이 환자 개인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합리적’이라고 자부하는 MZ세대가 지금 당장의 투자 수익에는 열광하면서도, 단 한 번의 사고나 질병으로 그 모든 자산을 잃을 수 있는 ‘핵심 리스크’는 외면하고 있는 이 역설적인 상황은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투자는 ‘자산’을 불리기 위해 하는 것이고, 보험은 그 ‘자산’을 지키기 위해 드는 것이다. 100세 시대의 긴 여정에서 ‘방패’ 없는 ‘공격’은 무모할 뿐이다. 준비 없는 장수가 재앙이 되지 않도록, 지금 당장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안전망’을 점검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