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은 물품구매 입찰 과정에서 ‘유령기업(페이퍼컴퍼니)’이나 ‘묻지마 투찰’ 같은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입찰보증금 부과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고 8일 밝혔다. 이를 위해 ‘조달청 내자구매업무 처리규정’을 개정했으며, 2026년 8월 3일부터 2027년 1월 1일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계약이행 능력이 없는 업체들이 무분별하게 입찰에 참여하는 이른바 ‘묻지마식 투찰’은 정상적인 중소기업의 낙찰 기회를 빼앗고 공공조달 시장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해 왔다. 특히 브로커 개입, 벌떼 입찰, 페이퍼컴퍼니 등이 조달 시장을 왜곡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조달청은 지난 1월 ‘무분별한 입찰 근절 대책안’을 마련하고 후속 조치로 이번 규정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
첫 번째 단계로 2026년 8월 3일부터는 조달청이 지정한 ‘무분별입찰 우려 품목’에 입찰하는 모든 업체에 입찰보증금이 부과된다. 조달청은 평균 투찰자 수, 낙찰 순위, 페이퍼컴퍼니 의심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브로커 개입이 의심되거나 무분별한 경쟁이 발생하는 품목을 별도로 공고할 계획이다. 해당 품목에 참여하는 모든 업체는 예외 없이 보증금을 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2026년 1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때부터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페이퍼컴퍼니(Paper Company)’로 의심되는 업체에 대해 입찰보증금을 부과한다. 페이퍼컴퍼니란 물품 공급 입찰이나 계약 이행 과정에서 실질적인 능력 없이 낙찰만을 목적으로 세워진 업체를 말한다. 조달청은 행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심 업체를 선별해 보증금을 요구할 방침이다.
세 번째 단계는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묻지마 투찰 후 계약을 상습적으로 포기하는 무책임한 행위를 막기 위해 최근 1년간 ‘2회 이상 입찰을 포기한 업체’에게 입찰보증금을 부과한다. 이는 상습포기자로 인해 발생하는 행정 낭비와 다른 업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이번 규정 개정은 실체 없는 페이퍼컴퍼니의 시장 교란 행위를 원천 차단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건실하게 기업을 운영해 온 정상적인 기업의 낙찰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공조달은 단순히 물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고용과 투자를 촉진하는 경제적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조달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조달청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