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10개월간 물가불안을 조장하며 부당이득을 챙긴 117개 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114개 업체의 조사가 종결되고 총 3,195억 원이 추징됐다. 이번 조사는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경제를 악용해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거나 정부 정책을 악용한 탈세자들을 집중 단속하기 위해 마련됐다.\n\n조사 대상 업체는 6개 유형으로 분류됐다.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독과점 업체 10건 중 9건이 종결돼 1,809억 원이 추징됐고, 가격·입찰 담합 업체 10건에서 98억 원, 외환 부당유출이나 할당관세를 악용한 업체 15건에서 585억 원이 추징됐다. 가공식품·농축수산물·생필품 업체 34건에서는 204억 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29건에서는 359억 원, 예식·장례 업체 17건에서는 140억 원이 각각 추징됐다.
추징세액 상위 10개 업체의 세액 합계는 2,480억 원으로 전체의 약 78%를 차지했다.\n\n주요 적발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종합식품 제조업체 A사는 시장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제품 가격을 약 5% 인상하면서도,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에 접대성 판매장려금 200억 원을 물류비로 변칙 처리하고 특수관계법인에 150억 원의 이익을 분여한 사실이 드러나 약 200억 원을 추징당했다. 또 다른 식품 제조업체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제품 가격을 올리며 호황을 누렸으나, 거래처가 부담해야 할 파견직 인건비 300억 원을 부당 비용 처리하고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고가 매입한 원재료비를 비용으로 계상해 약 90억 원을 추징받았다.\n\n식음료 제조업체 B사는 할당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퇴직 직원 명의의 도관업체를 내세워 원재료를 수입하면서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취했다.
이에 관련 매입세액 공제금액 70여억 원이 추징됐으며, 세금계산서 발급 의무 위반 등 조세범칙행위에 가담한 행위자들에 대해 2건의 고발과 7건의 통고처분이 내려졌다. 공공기관 입찰담합에 가담한 전자부품 제조업체 C사는 담합 수수료 수억 원을 비용으로 부당 계상하고,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이 아닌 비전담 연구원 인건비 약 80억 원을 공제받은 사실이 확인돼 약 40억 원을 추징당했다.\n\n서민 물가 부담을 가중시킨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대형 F&B 프랜차이즈 D사는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실질적 가격 인상 효과를 누렸다. 조사 결과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원재료를 고가 매입해 20여억 원의 이익을 분여하고, 계열사 홍보비 20여억 원을 대납하는 등 법인소득 약 700억 원을 탈루한 사실이 확인돼 약 200억 원이 추징됐다.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E사는 수입 원두가격 상승을 핑계로 커피값을 올렸지만, 실제로는 사주 일가에 가공급여 등으로 20억 원가량 유출하고 사주 자녀가 부동산·주식 취득자금 40억 원을 지원받고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약 40억 원을 추징당했다.\n\n생필품 제조업체 F사는 제품 가격을 수십% 인상해 폭리를 취하면서도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실제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지 않고 거짓 세금계산서 10여억 원을 수취하는 등 법인소득 30억 원가량을 탈루해 약 20억 원을 추징받았다. 유명 상조업체 G사는 기존과 유사한 상품을 새로 출시하고 기존 상품을 폐지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조사 결과 공동경비를 초과 부담해 계열사에 약 30억 원을 부당 지원하고,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주 자녀와 가사도우미에게 인건비 명목으로 10여억 원을 지급한 사실이 확인돼 약 50억 원이 추징됐다.\n\n국세청은 이번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물가안정이 민생 최우선이라는 국정운영 기조에 맞춰 부당하게 폭리를 취하며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탈세자에 대해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 특히 독과점 업종, 담합행위가 빈번한 업종, 민생 밀접 업종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경제여건을 핑계로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면서 세금을 탈루한 업체는 즉시 조사 대상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조사 집행 시에는 일시보관, 금융계좌 추적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검증하고, 조세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조세범칙 행위가 적발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