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지난 7월 1일부터 새 철강 수입 규제 조치를 시행하면서, 한국 철강업계의 수출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7월 13일 충남 당진에 있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방문해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EU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8년간 운영해 온 철강 글로벌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치)를 종료하고, 2026년 7월 1일부터 새로운 철강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새 조치에서는 쿼터(무관세 수입 한도)를 초과하는 물량에 50%의 높은 관세가 부과되며, 전체 무관세 수입 물량은 기존 3,382만 톤에서 1,835만 톤으로 약 46% 줄었다.
이처럼 EU 전체 무관세 물량이 절반 가까이 축소된 엄격한 조건 속에서도 한국 정부는 모든 대화 채널을 총동원해 협상에 임했다. 그 결과 한국은 다른 국가와 경쟁하지 않고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국가쿼터로 총 207만 3천 톤을 확보했다. 이는 기존 세이프가드 마지막 해의 한국 국가쿼터(258만 톤)보다 19.7% 줄어든 수준이지만, EU 전체 감소 폭(46%)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성과로 평가된다.
또한 한국은 전용 국가쿼터 외에도 여러 국가가 선착순으로 경쟁하는 공용 쿼터를 통해 최대 173만 6천 톤의 물량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공용 쿼터는 경쟁이 치열해 실제 사용 가능성을 높이려면 품목별 수출 전략, 통관 시점 관리, 현지 수요 파악 등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 관계자들은 어려운 협상 속에서도 철강업계 이익을 최우선으로 협상해준 정부에 사의를 표했다. 이들은 국가쿼터와 공용쿼터의 효과적인 활용 방안, 품목별 수출 전략, 통관 절차 및 현지 수요 변화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과 정부 지원 필요 사항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또한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국의 철강 수입 규제 강화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같은 통상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정부와 업계 간 긴밀한 정보 공유와 지속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EU 신철강 조치로 수출 환경이 크게 바뀐 만큼, 정부와 업계가 함께 협력해 확보한 쿼터를 최대한 활용하고 현장 애로사항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EU 조치 운영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주요국의 철강 규제와 EU CBAM 등 통상환경 변화에도 업계와 계속 소통하며 필요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앞으로도 EU 신철강 조치 운영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철강 업계와 긴밀히 협의해 확보된 쿼터가 실제 수출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동시에 주요국의 철강 수입 규제와 CBAM 등 통상 현안에 대해 국익과 업계 이익을 최우선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