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물품구매 입찰 시장에서 실체 없는 유령기업, 이른바 페이퍼컴퍼니의 무분별한 투찰을 차단하기 위해 입찰보증금 부과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조달청은 '조달청 내자구매업무 처리규정'을 개정하여 오는 8월 3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계약이행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업체들의 '묻지마식 무분별 투찰'은 선량한 중소기업의 낙찰 기회를 박탈하는 등 공공조달 시장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해 왔다. 특히 브로커 개입, 벌떼 입찰, 페이퍼컴퍼니 등이 공공조달을 왜곡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조달청은 지난 1월 '무분별한 입찰 근절 대책안'을 마련하고, 후속 조치로 이번 규정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
첫 번째 조치로, 2026년 8월 3일부터는 조달청이 별도로 공고하는 '무분별입찰 우려 품목'에 참여하는 모든 업체에 입찰보증금이 부과된다. 조달청은 평균 투찰자 수, 낙찰순위, 페이퍼컴퍼니 의심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브로커 개입이 의심되거나 무분별한 입찰 경쟁이 발생하는 품목을 선정할 예정이다. 해당 품목의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는 모두 입찰보증금을 내야 한다.
두 번째로, 2026년 11월 1일부터는 데이터 기반 분석을 통해 선별된 '페이퍼컴퍼니 의심 업체'에 입찰보증금이 부과된다. 페이퍼컴퍼니란 물품 공급 입찰이나 계약 이행 과정에서 실질적인 이행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낙찰만을 목적으로 설립된 업체를 말한다. 조달청은 데이터를 활용해 이러한 의심 업체를 가려내고, 이들이 입찰에 참여할 때 보증금을 내도록 할 방침이다.
세 번째로, 2027년 1월 1일부터는 최근 1년간 2회 이상 입찰을 포기한 '상습입찰포기자'에게도 입찰보증금이 부과된다. 이는 묻지마 투찰 후 계약을 상습적으로 포기하는 무책임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조달청은 이 같은 단계적 강화를 통해 공공조달 시장의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계획이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이번 규정 개정은 실체 없는 페이퍼컴퍼니의 시장 교란 행위를 원천 차단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건실하게 기업을 운영해 온 정상적인 기업의 낙찰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공공조달은 단순히 물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고용과 투자를 촉진하는 경제적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조달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조달청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