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장관 김정관)는 7월 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6' 행사장에서 그래핀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그래핀 산업화 네트워크' 착수 회의를 열고, 그동안 업계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그래핀 상용화 기술로드맵'을 공개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원자 한 층 두께의 2차원 소재다. 열전도성은 구리보다 13배 이상, 전기전도성은 은보다 1.6배 이상,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뛰어나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대량 생산 기술과 산업 현장 적용이 까다로워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에 출범한 '그래핀 산업화 네트워크'는 수요기업, 공급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체로, 그래핀 상용화의 걸림돌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네트워크는 세 가지 방향으로 운영된다. 첫째, 수요기업이 요구하는 물성·품질 기준에 맞춰 공동 실증 과제를 발굴하고 지원한다. 둘째,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을 매칭하고 새로운 응용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 셋째, 실증 과정에서 나타나는 표준·인증·규제 등의 애로사항을 개선한다.
산업부가 함께 공개한 '그래핀 상용화 기술로드맵'은 방열 문제 해결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반도체, 이차전지, AI 서버 등 첨단산업이 초미세·고집적·밀폐화되면서 열이 성능과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핵심 병목이 되고 있다. 그래핀의 탁월한 열전도성이 이 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솔루션으로 꼽힌다.
로드맵은 3단계로 나뉜다. 1단계(2026년부터)는 전기차 인프라,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열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방열 소재 개발에 집중한다. 2단계(2027년부터)는 AI 반도체와 전력반도체의 병목 대응형 소재를 개발하고, 3단계(2028년부터)는 그래핀-이종 나노소재 하이브리드 등 미래 수요에 대응하는 산업 확장형 소재로 범위를 넓힌다.
로드맵에는 그래핀 소재의 초격차 확보, 첨단산업 기술 한계 해소, 수요주도형 생태계 확장이라는 3대 전략이 담겼다. 먼저 그래핀 원소재의 품질을 높이고, 층수·결함·분산성을 정밀 제어하는 기술을 확보한다. 대량생산 공정을 고도화해 현재 연간 2톤 수준인 플레이크(조각)형 그래핀 생산량을 2030년까지 10톤 이상으로, CVD(화학기상증착) 방식 월 생산량은 1000㎡에서 1만㎡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두 번째 전략은 전기차 배터리·충전 인프라용 방열 소재, AI 서버용 방열·차폐 소재, 전력반도체용 열 인터페이스 소재(TIM) 등 첨단산업별 기술 한계를 해소하는 제품 개발이다. 세 번째 전략은 수요기업이 주도하는 상용화 R&D 체계로 전환하고, 글로벌 밸류체인에 진입하며, 국제 표준과 인증에 대응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산업부 최우혁 첨단산업정책관은 "그래핀은 첨단산업을 혁신할 잠재력을 지닌 소재"라며 "이 잠재력이 산업 현장으로 이어지도록 로드맵과 산업화 네트워크를 출발점으로 실증과 초기 수요 창출을 밀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착수 회의에는 산업부 첨단산업정책관, 재경부 초혁신경제추진단장, 그래핀 수요·공급기업 임원과 연구자 등 25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그래핀의 다양한 물성을 활용할 수 있는 응용 분야가 넓은 만큼, 로드맵에 담긴 방향 외에도 산업 현장의 새로운 수요를 지속 발굴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그래핀 원천기술과 사업화 기반 확보에 총 2054억원을 투자했으며, 세계 4위 수준의 핵심 특허 경쟁력(중국·미국·EU 다음)을 확보했다. 이번 로드맵과 네트워크를 통해 첨단산업의 수요에 부합하는 기술개발과 사업화 전략을 구체화하고, 2030년까지 5건 이상의 사업화 실적과 1000억원 이상의 시장 성과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