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7월 8일 오전 8시 국회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를 사업보고서에 포함해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최종안)'을 확정했습니다. 이번 방안은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정보 요구와 기후·에너지 리스크 관리 필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공시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전략 아래 마련됐습니다.
공시는 2028년(2027회계연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부터 시작됩니다. 이어 2029년에는 5조원 이상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2028~2029년 공시 상황을 평가해 2030년에는 2조원 이상까지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이번 방안에 따르면 공시 대상 기업은 종속회사를 포함해 2028년 약 291개사, 2029년 약 3,171개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시 첫해에는 자산과 매출이 모두 연결기준 10% 미만인 종속회사는 공시 범위에서 제외해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공시 채널은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공시로 즉시 시행되며, 이를 위해 정부는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합니다. 공시 초기 3년간은 기업의 적극적인 공시를 유도하기 위해 공시정보 전체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 행정제재, 형사처벌을 포괄적으로 면제합니다. 다만, 고의적인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에 대해서는 손해배상과 행정책임을 엄격히 물어 공시제도의 신뢰성을 확보할 방침입니다. 3년 이후에는 미래 리스크 예측 정보, 온실가스 추정 정보, 협력업체 등 제3자로부터 수집한 정보 등 불확실성이 있는 정보에 대해 합리적 근거와 판단을 전제로 충실히 공시한 경우 책임을 면제하는 '세이프 하버(Safe harbor)' 제도를 적용할 계획입니다.
공시정보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제3자 인증도 도입됩니다. 다만, 국내외적으로 인증 실무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공시 의무화 2년 후인 2030년부터 인증을 의무화할 방침입니다. 인증 범위와 수준, 인증업자 진입 규제 등 세부 제도는 자본시장법령 개정 과정에서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가치사슬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Scope3)는 공시 대상별로 3년간 유예됩니다. 2031년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기업부터 시작해 2032년 5조원 이상, 2033년 2조원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적용됩니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이면서 고탄소 배출 업종이 아닌 기업은 공시를 면제합니다. 또한, 법정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더라도 상장 기업이 한국형 공시기준(KSSB)을 적용해 자율공시할 수 있도록 거래소 자율공시 체계를 정비하고, 공시우수법인 선정 가점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기업의 차질 없는 공시 준비를 위해 전방위적 지원 체계를 가동합니다. 우선, 한국회계기준원은 주요 업종별 대표기업과 함께 파일럿테스트를 진행해 모범 사례(Best practice)를 도출하고 공개할 예정입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후공시에 필수적인 리스크 분석·평가 도구인 '한국형 기후리스크 통합플랫폼'을 2028년까지 개발해 기업들이 고가의 해외 분석 도구를 대체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공급망 데이터 산정·관리를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주요 수출 15개 업종에 대해 업종별 스코프3 배출량 산정 가이드라인을 2028년까지 개발하고, 현장 수요가 높은 전과정목록데이터(LCI) 1,000개를 구축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협력업체 데이터가 효율적으로 다수의 공시기업에 제출되고 관리될 수 있도록 '산업공급망 ESG플랫폼' 개발을 추진합니다.
ESG 경영체계와 공시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컨설팅 사업도 확대됩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연결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추진하고,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동반성장 협약'을 통해 공시 대상 대기업이 추천한 협력업체에 대한 ESG 컨설팅과 자금 지원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공시정보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 전반에 ESG 공시 정보 활용을 확대하고, 다른 기관투자자도 수탁자 책임 활동에 ESG 요소를 적극 고려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점검 시 이를 반영했는지 점검·공개할 계획입니다. 금융회사가 전환금융 공급 시 공시정보를 적극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됩니다.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번 공시 제도화가 단순한 의무 이행이 아니라 기업이 기후 등 지속가능성 관련 리스크와 기회를 식별·분석하고, 의사결정과 리스크 관리 체계 전반을 새롭게 구성하는 '경영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공시로드맵 발표로 방향과 목표가 명확해진 만큼, 자본시장법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관계부처와 함께 전방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관계부처, 유관기관, 기업,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실무 워킹그룹을 통해 법령 개정안 마련, 인증제도 도입 방안 검토 등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