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의약품이 해외 시장에서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2026년 상반기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이 45억 달러(잠정)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9억 달러)보다 15.3% 증가한 수치다.
바이오의약품 수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간 수출액을 보면 2023년 49억 달러에서 2024년 65억 달러, 2025년 76억 달러로 꾸준히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2023년 25억 달러, 2024년 31억 달러, 2025년 39억 달러에 이어 올해 45억 달러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수출은 전체 의약품 수출액(52억 달러)의 86.5%를 차지하며 한국 의약품 수출을 사실상 견인하고 있다.
분기별로도 호조세가 뚜렷하다. 올해 1분기 수출액은 2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으며, 2분기는 25억 달러로 15.3% 늘었다. 월별 실적도 매달 최대 기록을 경신 중이다. 특히 6월 한 달 동안에는 10억 2천만 달러어치가 수출되며 사상 처음으로 월 1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월별로 1월 6억 6천만 달러, 2월 6억 9천만 달러, 3월 6억 5천만 달러, 4월 8억 2천만 달러, 5월 7억 달러 등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 시장 공략이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바이오의약품은 전 세계 163개국으로 수출됐으며, 국가별 수출액 1위는 스위스(7억 7천만 달러, 전체의 17.1%)가 차지했다. 스위스 수출액은 전년 동기(4억 6천만 달러)보다 67.4% 급증했다. 이는 스위스 글로벌 제약사에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공급이 크게 늘어난 데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스위스는 2024년 상반기 수출 3위(2억 6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1위(4억 6천만 달러)로 올라선 뒤 올해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뒤를 이어 미국(6억 1천만 달러, 13.6%)과 헝가리(6억 달러, 13.3%)가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약진이다. 네덜란드 수출액은 4억 5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하며 4위에 올랐다. 2024년만 해도 14위(3천만 달러)에 머물렀던 네덜란드는 지난해 5위(2억 5천만 달러)로 뛰어오른 데 이어 올해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프랑스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1억 6천만 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수출 10위권(9위)에 진입했다. 프랑스는 2024년 상반기 55위(200만 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 14위(3천만 달러)로 도약한 데 이어 올해는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제제(劑劑)별로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이 단연 돋보인다.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은 바이오의약품 수출액 중 88%인 39억 7천만 달러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 동기(33억 5천만 달러)보다 18.4% 증가한 수치다. 주요 수출국은 스위스(7억 5천만 달러), 헝가리(6억 달러), 미국(5억 2천만 달러) 순이었다. 특히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네덜란드(4억 4천만 달러, 76%↑), 이탈리아(2억 5천만 달러, 147%↑), 벨기에(1억 7천만 달러, 184%↑), 프랑스(1억 6천만 달러, 630%↑) 등 주요 유럽 국가들로의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수출이 급증했다.
독소·항독소 제제 수출액은 2억 8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4% 증가했다. 미국 수출이 7천만 달러(43.5%↑)로 가장 많았고, 중국(6천만 달러, 50.1%↑), 브라질(3천만 달러, 31.6%↑) 순이었다. 동남아 시장에서도 약진이 두드러져 베트남(112%↑)과 태국(119%↑)으로의 수출이 각각 크게 늘었다. 백신 수출은 1억 2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27.4% 감소했지만, 태국(1천5백만 달러), 방글라데시(1천2백만 달러), 나이지리아(1천1백만 달러), 콜롬비아(1천만 달러), 모잠비크(8백만 달러) 등 동남아와 아프리카 지역으로 꾸준히 수출되고 있다.
정부는 바이오의약품 수출 호조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규제 개선과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등의 규제지원에 관한 특별법'(CDMO 특별법)을 제정해 오는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의 핵심은 수출제조업 등록제 도입이다. 앞으로 수출 목적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은 의약품 제조업 허가 없이도 등록만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CDMO 법 시행에 따라 국내 바이오의약품 원료물질 인증을 추진, 원료의 제조 및 품질 신뢰성을 높여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안영진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의약품 허가·심사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전 주기에 걸친 규제 지원을 통해 안전한 치료제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출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바이오의약품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합리적 규제 혁신과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주요 수출국과의 규제 외교를 적극 추진해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합리적인 규제 개선과 제도적·기술적 지원을 통해 국내 바이오의약품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촘촘한 안전관리로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