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최근 중국과 베트남에서 벼멸구 발생이 크게 늘면서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전국 벼 재배 농가에 조기 발견을 위한 세심한 관찰을 당부했다.
올해 6월 베트남과 중국 현지 예찰포에서 확인한 벼멸구 채집 개체수는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다. 베트남에서는 2024년 504마리에서 2025년 109마리로 줄었다가 올해 550마리로 증가했고, 중국에서는 2024년 1만3034마리에서 2025년 6639마리로 감소했다가 올해 1만4452마리로 다시 늘었다.
국립식량과학원의 벼멸구 국내 유입예측 프로그램 분석 결과, 올해 첫 비래는 지난해보다 14일 늦은 6월 19일에 확인됐다. 유입 가능 지점은 남부권, 서남해안, 일부 내륙 지역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상륙한 벼멸구가 산란하면 약 27~30일 후 성충이 되기 때문에 7월 중순 무렵 성충 출현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병해충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 예찰단을 편성해 도 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 예찰단과 공동으로 7월 중순부터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 4개 도 20개 시군에서 합동 예찰을 진행하고 적기 방제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현재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지역 예찰포를 중심으로 벼멸구 같은 비래 해충 발생 상황을 상시 예찰하며 지역 내 확산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벼멸구는 베트남과 중국을 거쳐 주로 6월 중하순부터 7월 중하순 사이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이동성 해충이다. 성충 수명은 30일 정도지만, 성충 한 마리가 350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 성충과 약충은 벼 줄기에 붙어 흡즙하며 번식하는 특성이 있다. 최근 여름철뿐만 아니라 9월까지 높은 기온이 유지되면서 벼멸구의 세대 증식 기간이 단축되고 지속적인 번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024년 7~9월 사이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돼 벼멸구가 대발생한 바 있다. 당시 전남·북과 충남 지역 약 3만4000헥타르에 달하는 논이 집단 고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각 농가에서는 벼 포기당 2마리 이상의 약충 또는 성충이 보이면 즉각 방제에 돌입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 채의석 과장은 “벼멸구는 피해가 겉으로 드러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재배지 내 서식하는 마릿수를 확인해 대응해야 한다”며 “고온이 지속되면 밀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확산 속도가 빨라지므로 면밀한 예찰이 중요하며 동시에 방제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벼멸구의 피해는 비래량에 크게 좌우되지만, 비래세대 성충으로부터 제1세대 성충이 발생하는 번식력은 해에 따라 다르다. 또한 제1세대 암컷 성충의 단시형 비율이나 천적의 밀도에 따라 변동이 심하다. 벼멸구의 흡즙은 천립중과 등숙률에 영향을 줘 수량을 감소시키며, 볏대 아랫부분 주로 수면 위 10cm 부위에 서식해 벼의 생육을 위축시키고 둥근 멍석 모양으로 말라죽게 하는 ‘집단고사’ 피해를 입힌다.
벼멸구는 주로 6월 중하순부터 7월 중하순에 장시형 성충이 중국으로부터 기류를 타고 비래해 발생하며, 일단 정착한 다음에는 이동성이 낮다. 제1세대 성충은 암컷의 약 90%가 단시형이고, 제2세대 성충도 대부분 단시형으로 번식에 적합한 형질을 갖추고 있다. 제3세대 성충은 대부분 장시형이 된다. 단시형은 날 수 없으므로 인접한 벼 포기에서 증식 및 흡즙을 계속해 논에 핵을 형성하고 집중적인 피해를 입힌다.
벼멸구의 1세대 경과에는 25℃에서 27일이 소요되며, 6월부터 9월 사이에는 24~34일 만에 1세대를 마친다. 성충 수명은 30일 정도이며, 단시형 암컷은 450개, 장시형 암컷은 380개 정도를 산란한다. 성충과 유충 밀도는 9월에 가장 높지만, 9월 하순부터는 벼의 생육단계가 벼멸구 증식에 맞지 않아 밀도가 감소하며, 벼 수확 후에는 겨울을 나지 못하고 죽는다.
7월 중·하순 비래한 벼멸구가 산란한 알이 부화하거나, 6월 하순 비래한 벼멸구의 제1세대가 형성되는 7월 하순 내지 8월 상순이 벼멸구의 방제 적기로 꼽힌다. 농촌진흥청은 예측모델을 활용해 기류 기반 도착 지점과 생존함수를 적용한 국내 유입 가능 지점을 분석했으며, 남부권과 서남해안, 일부 내륙 지역을 우선 예찰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