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 가까이가 동물을 단순한 물건이 아닌 특별한 존재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88%가 민법상 동물을 일반 물건과 구별해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다.
현행 민법은 동물을 '물건'으로만 분류해 소유자가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팔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되고 생명 존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법적 지위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동물이 법적으로 물건으로 취급된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이러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민법 개정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지난 4월 '동물의 비물건화' 개정안을 국민적 합의를 거쳐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후 6월에 전국 단위 여론조사를 실시해 의견을 수렴했다.
여론조사에서는 동물을 물건과 구별해야 하는 범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또한 동물 소유자가 원칙적으로 동물을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거래할 수 있다는 데는 과반이 동의했지만, 그중에서도 83.8%는 물건과의 구별 규정이 필요하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지 여부에 따른 응답 차이는 크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 같은 여론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입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2026년 7월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 베리타스홀에서 '동물의 비물건화 입법 쟁점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는 세 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동물 관련 법제화의 현주소와 개선 방향을, 두 번째 세션에서는 민법 개정의 필요성과 의의를, 세 번째 세션에서는 압류 과정에서 반려동물을 어떻게 취급할지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이번 토론회가 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을 위한 밑바탕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국민적 합의를 통한 '동물의 비물건화'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