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A씨는 사고로 입원하면서 계약이 완료된 집의 광고를 삭제하지 못해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과도한 제재로 보고 과태료 부과를 취소했다. 또 다른 중개사 B씨는 밤늦게 계약이 체결돼 여러 플랫폼에 올린 광고를 당일 모두 삭제하지 못해 과태료를 냈고, C씨는 부친상을 당해 열흘간 광고를 내리지 못해 과태료 대상이 됐다.
이처럼 불가피한 사정이나 단순 실수로 광고 삭제가 늦어져 과도한 제재를 받는 사례가 잇따르자, 국토교통부가 관련 규정을 손질했다. 국토교통부는 '부당한 중개대상물 표시·광고 행위의 유형 및 기준' 고시를 개정해 7월 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개업공인중개사가 계약 체결 사실을 알면서도 표시·광고를 '지체 없이' 삭제하지 않으면 2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그러나 입원이나 가족상 등 불가피한 사유로 삭제가 늦어지는 경우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 현장에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개정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단순 실수로 광고를 제때 삭제하지 못한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구체적으로는 등록관청 등이 우편, 교부, 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삭제를 요청한 날부터 3일 이내에 광고를 삭제하지 않은 경우에만 과태료를 물리도록 했다. 이는 기존의 모호한 '지체 없이'라는 기준을 구체화해 절차적 합리성을 높인 것이다.
둘째, 계약이 완료된 중개대상물을 허위·미끼 매물로 악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제재를 유지한다. 계약이 끝난 물건을 이용해 다른 물건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등 실질적인 피해를 주는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소비자 보호와 부동산 시장의 건전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다.
국토교통부 부동산개발산업과장 안진애는 "이번 개정은 단순 실수까지 과도하게 제재하던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면서도 허위·미끼매물에 대한 관리 체계는 유지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 재산권 보호와 부동산 거래질서 확립이라는 원칙 아래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합리적인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고시 개정으로 공인중개사들은 불가피한 사유로 광고 삭제가 늦어질 경우 과도한 과태료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반면 허위 매물을 이용한 소비자 기만 행위는 여전히 강력히 규제받는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부동산 중개 업계의 부담을 덜면서도 거래 질서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