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장시간 노동과 공짜 노동 의혹이 제기된 ㈜아이아이컴바인드(이하 아이아이컴바인드)와 삼정회계법인에 대한 기획감독을 실시하고, 6월 29일 결과를 발표했다. 감독 결과, 두 사업장에서 총 25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어 시정지시 21건, 과태료 7건(약 1,980만 원)이 부과되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국내 유명 안경 제조업체인 젠틀몬스터 등을 운영하는 사업장으로, 재량 근로시간제를 편법 운영하는 과정에서 청년 노동자의 과로와 공짜 노동 의혹이 제기되었다. 감독 결과, 근로기준법상 재량 근로시간제를 운영하더라도 야간·휴일근로 및 임산부 관련 규정을 반드시 준수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위반 사례로는 재량근로자 279명에 대한 야간·휴일근로 수당 3억 4,000만 원 미지급과 비재량근로자 185명에 대한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9,000만 원 미지급 등 총 4억 3,000만 원의 임금체불이 적발되었다. 또한 1주 12시간 이상 근로 등 연장근로 위반 115건, 임신 중인 재량근로자에 대한 무인가 야간근로, 배우자 출산휴가 20일 미만 부여 등 총 12건의 법 위반이 확인되어 시정지시 10건, 과태료 2건(580만 원)이 부과되었다.
재량 근로시간제는 업무 성질상 근로자에게 재량을 위임할 필요가 있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디자이너 노동자들의 재량 근로시간제 도입 과정과 운영 전반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위법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사측은 감독 중 일부 부서의 부적정 운영 사례를 인지하고, 올해 2월 9일부터 재량 근로시간제를 폐지하고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에 따라 1개월 이내 정산 기간 범위에서 근로자가 업무 시작 및 종료 시각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제도다.
삼정회계법인은 올해 3월 기업 감사 시기에 집중되는 장시간 노동과 이로 인한 청년 회계사의 과로사 의혹이 제기되어 기획감독에 착수했다. 감독 결과, 재량 근로시간제를 운영하면서 야간·휴일근로 규정 등을 준수하지 않은 13건의 법 위반이 적발되어 시정지시 11건, 과태료 5건(1,400만 원)이 부과되었다. 주요 위반 사례로는 재량근로자 2,140명에 대한 야간·휴일근로 수당 5억 4,000만 원 미지급과 비재량근로자 489명에 대한 연장·야간·휴일 및 연차 미사용 수당 8,700만 원 미지급 등 총 6억 3,000만 원의 임금체불이 적발되었다. 또한 연장근로 위반 35건, 임신 중인 재량근로자에 대한 무인가 휴일근로, 해외파견자 95명에 대한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등이 확인되었다. 고용노동부는 업무 좌석 예약 기록,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과 대조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추적한 끝에 미지급 수당을 적발했다.
삼정회계법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은 아니지만 노무관리 전반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확인되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 기록·관리 체계 개선, 재량근로자 건강권 확보(근로 종료 후 11시간 이상 휴게권 부여, 감사 시즌 야간·휴일 연속 체류시간 확인 시스템 마련, 전 직원 건강검진 확대), 임직원 대상 재량근로시간제 교육 등 개선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회계 감사 기간 중 회계 법인의 과로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번 감독 결과를 토대로 주요 회계 법인 대상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후속 간담회도 추진될 계획이다.
두 사업장 모두 고정 연장근로(고정 OT)를 활용하면서 실제 근로시간을 제대로 기록·관리하지 않아 위반이 발생한 사례다. 고용노동부는 포괄임금 지도 지침에 따라 적극 개선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용노동부는 장시간 노동과 공짜 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7월 1일부터 특별연장근로 및 교대제 활용 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장시간 노동 기획감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법정 연장근로 한도 준수 여부, 가산수당 지급 여부, 특별연장근로 인가 시간 준수 및 노동자 건강 보호조치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장시간 노동으로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는 현실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며 “전문성이라는 명목과 포괄임금이라는 이유로 장시간 노동을 방치하는 사업장은 철저한 감독과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