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염전 노동자의 노동착취와 인권침해를 뿌리 뽑기 위해 관계 부처와 지방정부가 합동으로 나섰다. 고용노동부와 해양수산부는 최근 전라남도 영광군 염전에서 발생한 지적장애인 노동자 폭행·노동착취 사건을 계기로, 경찰청 및 지방정부와 함께 범정부 차원의 현장 중심 대응체계를 구축·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염전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고립된 작업 특성상 외부 감시와 보호가 미치기 어려운 구조다. 정부는 2021년 신안군 염전 인권침해 사건 이후 제도개선을 추진해왔으나 유사 사례가 재발함에 따라, 이번에는 관계기관 협업을 강화해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우선 고용노동부는 전국 염전 사업장 765개소를 대상으로 기초노동질서 확립과 노동법 준수를 위한 자가진단 공문을 긴급 배포했다. 사업주가 스스로 폭행 여부, 근로계약서 작성·교부, 최저임금 준수, 임금 체불, 퇴직금 지급, 임금명세서 교부 등 핵심 법규를 점검하고 즉시 개선하도록 한 것이다. 자가진단 항목에는 강제 근로 금지, 폭행 금지, 서면 근로계약 체결, 임금 체불 금지, 퇴직금 지급, 최저임금 지급, 임금명세서 교부 등이 포함됐다.
또한 염전의 80%가 몰려 있는 신안군을 관할하는 목포고용노동지청은 염전 55개소를 불시 방문해 임금 체불과 폭행 등 노동관계법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패트롤 감독을 실시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5월부터 지방정부와 합동으로 전체 염전 고용실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 과정에서 노동자 폭행, 강제노동, 임금착취 등 인권침해 정황이 발견되면 고용노동부와 경찰청에 즉시 통보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기존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대응을 위해 운영하던 고용노동부-경찰청 핫라인을 내국인 노동자 사건까지 확대해, 도서 지역에서 발생한 노동권 침해 신고를 신속하게 처리한다.
위법 사업장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이 이뤄진다. 고용노동부는 통보받은 사업장을 즉시 근로감독하고, 폭행·강제근로 등이 확인되면 형사입건한다. 해양수산부와 지방정부는 해당 염전에 대해 허가 취소, 사업 참여 제한, 지원금 환수 등의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피해자 보호가 필요하면 관계 부처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보호 시설 연계와 피해 회복 지원을 병행한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와 해양수산부는 염전 사업주를 대상으로 노동법 준수 교육을 실시해 인권 감수성을 높이고, 사업장 내 법 준수 인식을 제고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장관 김영훈은 “폭행과 강제근로 등 노동자의 인권을 짓밟는 전근대적 노동착취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노동착취와 인권침해를 끝까지 추적하고, 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장관 황종우는 “염전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권 보호는 지속 가능한 천일염 산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라며 “생산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위법행위가 확인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허가 취소 등 관리 수단을 엄격히 적용하는 한편, 제도 보완을 통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생산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합동 대응체계를 통해 염전 현장의 노동권 침해를 원천 차단하고, 피해자가 신속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